독일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과 대연정을 구성하는 사회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대연정에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후보가 승리를 차지했다. 대연정이 깨져 메르켈 정권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사민당이 전날 치른 대표 결선투표에서 노르베르트 발터-보르얀스와 자스키아 에스켄 공동후보가 53.0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경쟁을 벌인 올라프 숄츠 연방정부 재무장관과 클라라 가이비츠는 45.33%를 득표해 고배를 마셨다. 중도좌파 성향인 사민당은 지난달 14∼25일 우편·온라인을 통해 대표 선출을 위한 당원투표를 실시하고 지난달 26일 개표했으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1·2위 간 결선투표를 실시했다. 당 대표 선거에는 두 명씩 짝을 이뤄 총 6팀이 출마했다.
내각에 참여 중인 숄츠는 대연정 지속에 긍정적인 반면, 발터-보어얀스는 대연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선거결과가 메르켈 정권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과로 독일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에도 세계에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EU 노력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발터-보어얀스는 연정 잔류 조건으로 구체적인 기후변화 대책 제시와 인프라 투자 확대, 최저임금 인상 등이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민당은 유럽의회 선거를 포함해 잇따른 선거 부진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지난 6월 사임한 후 임시 지도체제를 유지해왔다. 당내 강경파는 기민·기사 연합과의 대연정을 파기하고, 선명한 야당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사민당이 대연
사민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기민·기사 연합과 경쟁 관계를 조성한 주요 정당으로, 독일 통일의 기반을 닦은 빌리 브란트 총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등을 배출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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