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현지시간으로 어제(14일) 방한 길에 올랐습니다.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가 '싱가포르 이전'의 강 대 강 대결로 회귀하느냐 아니면 벼랑 끝에서 극적 돌파구를 마련하느냐의 기로에 선 상황이어서 그의 방한 행보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북한이 그제(13일) 당초 '폐기'를 약속했던 동창리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엿새 만에 두 번째 '중대한 시험'을 강행하는 등 비건 지명자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미 본토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카드 등을 지렛대 삼아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면서 '공'을 넘겨받은 미국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비건 지명자가 발신할 대북 메시지를 비롯, 방한 기간 극적 반전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입니다. 북미 간 접촉이 전격 성사된다면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모멘텀을 맞을 수도 있지만 아직 북측의 '회신'이 없어 현재로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비건 지명자는 이날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과 함께 워싱턴DC를 떠나 한국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방한 기간 약식 회견을 통해 입장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건 지명자는 협상 복귀를 거듭 촉구하면서 추가 도발시에 대한 경고음도 날리는 등 강온 메시지를 동시에 보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그는 지난달 20일 인준 청문회에서 대화의 창은 여전히 열려있다면서도 북한이 도발적 조치들로 돌아간다면 '거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이 두 번째 '중대 시험'에 나서면서 '믿음직한 전략적 핵 전쟁 억제력 강화'를 선언, ICBM 도발 가능성을 '노골화'했다는 해석을 낳으며 '성탄절 ICBM 도발' 채비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미 조야에서 확산하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중대한 시험 발표에 이어 한국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박정천 총참모장 담화를 통해서도 "미국의 핵 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 제압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을 언급하는 등 하루 동안 두 차례나 '핵'을 거론했습니다.
미국이 ICBM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아 '강경 노선' 원점회귀를 멈춰 세우고 파국을 피하느냐 여하에 따라 이후 북미 관계와 한반도 기상도는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입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지난 11일 미국 요청으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유연한 접근'을 언급하긴 했지만 북한의 가시적 비핵화 행동이 이뤄져야 상응조치가 가능하다는 미국의 입장이 바뀐 흔적은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워싱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의 '중대한 시험' 발표에 대해 "우리는 시험에 대한 보도들을 봤다"며 "우리는 우리의 한국 및 일본 동맹들과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일단 원론적 반응을 보이며 신중한 대응 모드에 나섰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