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스 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유럽과 합의했던 것이 무효라고 발표했고, 유럽 각국에서는 강추위로 동사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김진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가스 분쟁은 유럽연합의 중재로 가스 감시를 위한 국제 감시단 파견에 합의하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가스 대란의 원인을 제공한 양측의 가격 분쟁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막판에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명한 합의서를 공식 접수하지 못했고 감시단원 활동 소식도 없다며, 가스 공급을 미루고 있습니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측의 수정 요구 때문에 유럽연합과의 합의는 무효라며 이를 이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서명된 문서가 무효라고 간주할 수밖에 없으며, 문제가 된 조건이 제거되거나 취소될 때까지 가스 공급은 이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의 올레그 두비나 회장도 "러시아와 협상이 별 소득이 없었고 더 높은 수준의 회담이 열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양국 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많은 공장이 휴업에 들어간 상태.
가즈프롬은 올해분 가스 가격으로 1천 세제곱미터 당 370달러 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크라이나는 201달러를 고수하고 있어 가스 대란이 장기화할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가스 공급이 끊긴 가운데 중부와 동부 유럽 곳곳에서는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닥쳐 곳곳에서 동사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헝가리는 어제까지 4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고 루마니아에서도 최소 10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슬로베니아 북서부 산악지대 보히니 지방은 최저 기온이 영하 49도까지 떨어지면서 입원 환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진일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