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오른쪽)가 5일(현지시간) 전미경제학회 `일본화, 장기 경기침체, 재정통화 정책`이란 제목으로 열린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 특별취재팀] |
5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에서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연합중앙은행 총재는 비디오 영상을 통해 "유럽이 재패니피케이션(Japanification)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재패니피케이션'이란 1990년대 일본경제의 거품이 붕괴된 뒤 오랜기간 동안 일본이 저물가·저금리·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상황을 뜻한다.
하지만 드라기 전 총재는 유럽 각국의 정책결정자들이 '현 상황에선 유럽경제는 디플레이션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자포자기하기엔 이르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유럽중앙은행이 각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재정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을 막기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로존은 아직 (디플레이션·재패니피케이션 등) 심각한 상황을 피할수 있는 시간이 있다"며 "단, 그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같은 세션에 참석한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미국 역시 비슷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옐런 전 의장은 "미국이 '장기경기침체'의 늪에 서서히 빠져들고 있다는 시각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과 국민들이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소비나 투자보다 저축을 하려는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경기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이같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옐런 전 의장은 연준의 유연한 통화정책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금리가 너무 낮다는 이유만으로 통화정책을 포기해선 안된다"며 "통화정책을 통한 양적완화는 경제에 활력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옐런 전 의장은 다만 "그렇다고 통화정책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란 뜻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지출을 늘리고 세금을 깎아주는 것도 침체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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