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이란 테헤란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객 176명이 모두 숨졌는데요.
줄곧 격추설을 부인하던 이란이 이 여객기를 적기로 오인해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이란군 당국이 국영TV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테헤란 상공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당시 사고 여객기가 민감한 군사지역 상공을 통과해 적대적인 목표물로 오인하고 실수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이란 국영TV 아나운서
- "이란 혁명수비대의 민감한 군사 중심부에 (사고 여객기가) 매우 근접하게 됐고, 그런 상황에서 인간의 실수로 비행기가 뜻하지 않게 부딪혔다고…."
군 당국은 '다시는 이런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참혹한 실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사건은 용서할 수 없는 참극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의 모험주의가 유발한 위기에 사람의 실수가 재앙으로 이어졌다"며 미국에도 일부 책임을 넘겼습니다.
지난 8일 오전 테헤란 외곽 이맘호메이니 공항을 출발한 우크라이나 여객기는 이륙 직후 추락해 승객 176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이후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은 사고 여객기가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9일)
- "누군가는 기계적 결함이라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그건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되는지 한번 지켜봅시다."
이란을 괴롭히려는 음모론적 심리전이라며 격추설을 부인하던 이란은 결국 사고 사흘 만에 격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MBN 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