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의 20%를 차지하던 노키아가 2000년대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데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핀란드는 지난 10년간 다섯 차례 마이너스 성장을 겪는 등 장기 침체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노키아가 보유했던 숱한 특허는 오늘날 핀란드 경제 회복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연일 '자력갱생'을 외치는 북한이 노키아와 핀란드 사례를 지켜보며 얻은 교훈이 적지 않은 듯합니다.
연합뉴스가 오늘(12일) 입수한 북한 계간 학술지 '사회과학원 학보' 최신호(2019년 11월 15일 발행)는 '기업경영에서 특허권의 역할' 제목의 논문에서 노키아 케이스를 연구했습니다.
논문은 "특허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기업이 파산되는 경우에도 자기의 가치를 지킬 수 있고 쉽게 재생할 수 있다"며 "대표적인 실례가 핀란드의 노키아"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노키아는 경영전략에서 실패하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에 팔리워 몰락하였다. 당시 노키아가 팔린 가격의 31%는 노키아가 가지고 있는 특허 값이었으며, 노키아는 1만 건의 휴대용 전화기와 통신분야의 특허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축적된 이 기술을 밑천으로 위기에 빠졌던 핀란드 경제를 다시 살리기 시작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노키아는 몰락했지만 노키아에서 IT기술을 주도하던 인재들이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400여개 중소벤처기업을 세워 일자리를 늘리고 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했다. 기업이 무너져도 기술이 있으면 그 기술이 생명체 역할을 하여 경제를 구원하게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우리도 새로운 특허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충분히 활용해나감으로써 기업 활동을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능동적으로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도 제언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김정은 시대 들어 지적재산권 부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연구·개발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지적소유권국'이라는 명칭의 새로운 기구를 창설했으며, 수년 전부터 국제특허협력조약(PCT-Patent Cooperation Treaty)에 따라 국제 특허 및 상표 출원도 활발해졌습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를 대체한 전원회의 보고에서 "지금과 같이 경제사업에서 애로가 많을 때는 과학기술이 등불이 되어 앞을 밝히고 발전을 선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