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현지시간) 다보스 포럼 기조 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기후변화 운동가들의 말을 거부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청소년 환경운동의 아이콘`인 그레타 툰베리(17)가 청중석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사진 출처 = 다보스포럼 영상·AP] |
설전은 트럼프 대통령 기조연설에서 시작됐다.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 포럼'(세계경제포럼 WEF 연차총회·1월 21~24일) 연설에서 "기후변화 운동가들이란 한물 간 멍청한 점쟁이 후예들(the heirs of yesterday's fortune tellers)"이라면서 "우리는 그들의 우울한 예언이 담긴 묵시록에 등을 돌려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툰베리 이름을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현장에 툰베리가 트럼프 대통령 연설을 듣기 위해 청중으로 앉아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0분 넘게 연설하며 '내가 미국 경제를 끌어올렸으며 미국 경제는 세계 최고'라는 내용의 자화자찬을 주로 이어가면서도 기후변화문제에 대해서는 "지금은 우울해할 때가 아니라 '내일'의 가능성을 위해 밝은 관점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운동가들은 우리가 나쁜 일을 한다고 보고 싶어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다보스포럼이 제안한 '나무 1조 그루 심기'에 참여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최고의 경제이며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도 1등"이라고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이어 "세계의 급박한 문제를 마주하면 과학자들이 나서서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해 기후변화운동가들의 '빠른 대응' 요구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 21일(현지시간) 다보스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 연설을 들은 후 `기후 대재앙 방지` 세션에 연사로 나선 툰베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권력자들의 무책임과 무대응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기후 행동 정상회의' 때는 툰베리가 지나가는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에 찬 눈빛으로 쏘아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겨져 국제사회 시선을 끈 바 있다.
툰베리를 중심으로 한 청년들은 최근 세계 각지에서 시위를 벌이며 "탄소 배출과 화석 연료 투자를 당장 줄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성 세대와 달리 이상고온과 산불·눈사태 등이 빈발하는 '내일'을 본격적으로 마주해야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 지난해 12월, 10대 소녀 툰베리가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향해 `분노조절장애자`라면서 비하한 바 있다. [사진 출처 = 트위터]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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