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도쿄올림픽은 아베노믹스의 '4번째 화살이 될 것이다."
7년 전 이맘때였다. 일본 유력매체들은 '4번째 화살'이라는 수사로 2020년 도쿄올림픽이 일본 경제 도약에 새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을 설명하는 3개의 화살(양적 완화·재정 투입·성장 전략)에 더해 '올림픽발 경제·사회 활력'이라는 4번째 화살의 시위를 당겼다는 것이었다.
실제 최근까지도 4번째 화살에 대한 기대는 상당했다.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일본 경제가 올림픽 특수를 기반으로 '완만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점쳤다.
올림픽 기간 중 정부 지출 증가·관광객 소비 지출로 신규 수요 창출이 기대되고, 올림픽 이후에도 도심부 재개발 사업 등을 통해 건설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한 달만에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사라지고 일본 경제의 수직하강 리스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로 코로나19 사태 때문이다.
중국에 이어 600명이 넘는 확진자를 낸 데다 지역감염 위험성도 현실화하고 있다. 올림픽 특수는 고사하고 하반기 '퍼펙트 스톰'(경제 악재의 동시다발적 출현)을 걱정하는 내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일본 경제에 그나마 활력을 불어넣어온 관광산업은 하반기까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 3위의 관광대국으로 연간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내 지출액이 50조원 안팎에 이른다. 또 2018년 기준 일본 전체 일자리의 6.9%가 관광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
출하액 기준 연간 500조원이 넘는 자동차 산업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도요타 등 일본 대표 브랜드의 상반기 중국 내 수요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닛산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4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11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도요타의 경우 아직까지 실적 이상징후는 없지만 최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중국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리스크를 첫 언급했다. 도요타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 중 중국 부품사들과 가장 높은 수준의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어 상반기 생산 차질 위험이 가장 큰 기업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최근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4%에서 0.3%로 하향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일본 기업의) 대중국 수출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 이 외에도 중국에서 부품을 제조해 일본에서 조립하는 공급망이나 3할이 일본 방문 외국인 여행객의 30%가 중국인인 점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재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