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대학교에서 강연하던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신발 세례를 받았습니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날아들었던 신발처럼 위협적이진 않았지만 당황하는 모습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김진일 기자입니다.
【 기자 】
영국을 방문 중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한 대학의 요청으로 강연에 나섰습니다.
선물도 받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객석의 한 청중
- "이 학교는 왜 독재자에게 매춘부처럼 몸을 팔고 있나. 그의 거짓말을 왜 듣고 있나."
침착하게 연설을 이어가려는 원자바오 총리에게 곧이어 신발이 날아듭니다.
원자바오 총리에게 독설을 퍼부은 청년이 대학관계자들에게 쫓겨나면서도 신발을 던진 겁니다.
신발은 원 총리로부터 몇 미터 떨어진 곳에 떨어졌습니다.
신발소동 속에서도 원자바오 총리는 청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 인터뷰 : 케임브리지 대학 대변인
- "불미스러운 사건이었어요. 대학은 토론과 논의의 장이지 신발을 던지는 곳이 아닙니다."
신발 투척은 중국의 인권탄압에 항의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경찰은 공공질서를 해쳤다는 이유로 청년을 체포했습니다.
이번 신발세례는 이라크에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날아든 신발을 연상케 했습니다.
당시 신발을 던진 이라크 기자는 여전히 구금된 상태입니다.
원자바오 총리는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 방문에서도 수십 명의 시위대에 직면했습니다.
티베트 독립을 외치는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는 경찰들의 몸싸움으로 대사관 앞이 난장판이 됐습니다.
원자바오 총리는 유럽 방문에서 경제문제만 논의했을 뿐 인권문제나 티베트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김진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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