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22일(현지시간)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3차 경선인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치릅니다.
1차 아이오와, 2차 뉴햄프셔 경선에서는 중위권으로 인식되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중도 표심을 흡수하며 돌풍을 일으켜 진보 대표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 의원과 양강 구도를 만들었습니다.
네바다 경선은 오는 29일 4차 사우스캐롤라이나를 거쳐 다음달 3일 14개주가 경선을 동시에 치르는 '슈퍼화요일'로 이어지는 길목의 중요 승부처로 꼽힙니다.
특히 백인 비중이 90%를 넘는 아이오와, 뉴햄프셔와 달리 네바다는 백인이 49%에 불과하고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유색인종 비중이 높아 1~2차 경선과는 표밭 자체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부티지지와 샌더스가 박빙 승부를 벌인 1~2차 경선과 달리 네바다의 경우 샌더스가 상당한 격차로 앞서는 결과가 많아 샌더스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이는 8명의 대선 주자 중 진보 성향 표심은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 2명 중 샌더스 쪽으로 쏠린 반면 나머지 6명의 중도 주자 표심은 부티지지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 의원 등으로 분산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중도 주자로 통하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이번 경선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샌더스가 네바다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최근 상승세와 맞물려 향후 경선 가도에도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샌더스는 바이든이 반등의 승부처로 삼아온 4차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오차범위 내로 바이든을 추격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습니다. 특히 전체 대의원의 3분의 1가량을 뽑는 슈퍼화요일 경선의 경우 대의원 수 1~2위 주인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도 바이든을 앞서는 조사까지 속속 공표되고 있습니다.
샌더스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대세론'에 올라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1~2차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부티지지에게 네바다는 향후 경선 전망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입니다.
부티지지는 히스패닉, 흑인 등 유색인종 지지율이 낮은 데다 '동성애자'라는 성정체성 역시 이곳에선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4차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역시 흑인 비중이 높은 주여서 부티지지가 네바다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얻는다면 이변의 기세가 꺾일 수도 있습니다.
외신들은 부티지지가 네바다에서 '인종의 다양성' 도전에 직면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2차 경선 때 '깜짝 3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은 클로버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클로버샤 역시 유색인종 지지율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전진이냐, 후퇴의 갈림길이 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의 경선 시작 전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불리며 '대세론'을 구가했던 바이든도 네바다에서의 선전이 필수적입니다. 그는 1차 경선 4위, 2차 경선 5위로 급전직하했습니다.
바이든은 당초 네바다 1위 주자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샌더스에 이어 2위만 해도 선전한 것이라는 평가까지 받는 실정입니다.
바이든은 흑인 유권자의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4차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1위에 올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이곳마저 샌더스에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네바다 경선은 아이오와와 마찬가지로 사전에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등록한 당원만 참여 가능한 코커스로 진행됩니다.
코커스는 당원이 기초선거구별로 지정된 행사장을 찾아가 약식 토론을 진행한 뒤 즉석에서 지지 후보를 공개적으로 선택하면 이를 종합적으로 취합해 주자별 득표율을 산정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기초선거구에서는 15%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15% 미만 득표율을 올린 주자는 득표를 인정
네바다 코커스는 현지시간 오전 10시(한국시간 23일 오전 3시) 시작되며 낮 12시부터 투표가 진행됩니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당일 현장투표만 진행했지만, 네바다는 지난 15~18일 진행한 사전투표까지 합산해 최종 결과를 발표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