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뉴욕은 없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표현입니다.
NYT는 텅 빈 거리와 상점, 을씨년스러운 지하철을 언급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바꿔 놓은 뉴욕시의 모습을 현지시간으로 오늘(20일) 숫자로 풀어봤습니다.
우선 지난 3월22일 주간 기준 14만4천명이 실업급여를 신청, 작년 동기 대비 신청자 5천300명에서 2천637%가 증가했습니다.
더욱이 신청자가 갑자기 증가하면서 시스템 과부하로 아직도 실업급여 신청이 모두 처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평소에도 뉴욕에는 자원봉사자가 많지만, 지난달만 6천500명으로 지난해 2천400명보다 거의 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무료급식이나 노인 돌보미 등 뉴욕 전역의 도움이 필수적인 곳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만 자원봉사자들이 전달한 무료급식이 13만건으로 2월보다 5만5천건이 늘었습니다.
이동제한 명령으로 이웃과의 TV 소음 민원도 늘었습니다.
뉴욕의 오픈 데이터에 따르면 TV 소음 민원은 작년 동기 대비 42% 늘었으며, 이웃의 대화나 음악에 따른 소음 민원 역시 각각 12%와 30%가 증가했습니다.
헬리콥터 운항에 따른 소음 민원 등 주거 소음도 뉴욕 전 지역에서 증가했으며, 특히 스테이튼 섬에서는 가장 많은 33%가 증가했습니다.
반면, 도시가 봉쇄되면서 전반적인 범죄 발생 건수는 19.9% 줄었습니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지난 3월 12∼31일 살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었으며, 강간과 중절도 역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가정폭력 신고도 15%가량 줄었지만, 이는 피해자들이 신고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을 수도 있다고 NYT는 설명했습니다.
다만 뉴욕 경찰 6명 가운데 1명은 병가나 격리 상태에 있기 때문에 치안 유지에 부담인 상황입니다.
사업장과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지난달 말 전력 사용량이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통상 평일 일과를 시작하며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비필수 인력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명령이 내려지면서 저녁 활동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게 NYT의 설명입니다.
이동제한 명령이 내려지자 대기오염이 25% 떨어지면서 공기 질이 향상돼 오히려 숨쉬기는 편해졌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곳은 스테이튼 섬으로 대기오염도가 35% 낮아지는 등 자동차와 페리의 매연으로 악명 높은 뉴욕이 달라졌습니다.
지난 11일 주간 지하철 이용객은 25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4월 중순의 한 주 동안 지하철 이용객이 3천400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감소했습니다.
다만 맨해튼에서는 승객이 급감했지만, 빈곤율이 가장 높은 브롱크스에는 승객 감소 폭이 가장 작아 대조를 이뤘습니다.
지난달 2일 퀸스-미드타운 터널을 포함해 뉴욕의 9개 주요 횡단로를 통행한 차량은 85만대였지만 3주가 지나자 35만1천대로 뚝 떨어졌습니다.
도로가 한산해지면서 3월 말 과속카메라에 적발된 차량은 2월보다 2배 늘어 약 2만5천대였습니다.
한편 맨해튼에서 수거된 쓰레기양은 지난 5년 평균치보다 7%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자원봉사자는 늘었지만 65세 이상 노령층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무료급식소 일부가 문을 닫았습니다.
뉴욕의 양대 무료급식 단체인 시티 하비스트는 284개 무료급식소 가운데 3분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애완동물을 찾는 시민도 늘었습니다.
비영리 유기견 보호단체인 '포스터 도그'(Foster Dogs)는 3월에만 3천건의 양육 신청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단체에 접수된 지난해 월평균 신청 건수는 140건이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