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MS·피아트크라이슬러 '코로나 반사효과' 호실적 불구 주가 급락…29일 실적발표 구글·애플·아마존도 긴장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탓에 유럽이 또다시 문 닫으면서 글로벌 증시에 공포감이 퍼졌다. 29일 오후(현지시간) 아시아 선물시장에서는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폭을 키우며 1.0%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앞서 28일 미국 뉴욕·유럽 증시에서 각 국 대표 주가 지수가 3~4%를 넘나드는 급락세를 보인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겨울을 앞두고 유럽 주요국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한 탓에 뉴욕증시에서는 그간 승승장구하던 반도체와 자동차 부문 대표 기업 주식도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였다. 실적 발표를 앞둔 '언택트주' 구글 알파벳·애플·아마존·페이스북 등 기술 부문마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뉴욕증시 반도체 업체들은 호실적을 냈는네도 주가가 빠지고 있다. 서학개미(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MD발 하락장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을 제치고 엔비디아와 양강 구도에 올라선 AMD는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주가가 9.97%하락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AMD는 매수결제 금액을 기준으로 이달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주식 15위이고 미국 반도체 주식으로는 2위다.
AMD는 앞서 27일 뉴욕증시 개장 전 '2020년 3분기(7~9월) 실적' 발표에서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3분기 컴퓨터·게임 콘솔 수요가 가속화됐고 4분기에는 차세대 컴퓨터 프로세서 라이젠 등 판매로 (매출)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고전하고 있다. AMD는 올해 3분기 매출이 28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6%, 직전 분기보다 45% 늘어났다. 순이익은 3억9000만달러로 각각 225%, 148% 폭증했다. 다만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용도에 따라 설계를 바꾸는 반도체) 분야 최대 기업 자일링스를 350억달러라는 다소 비싼 가격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자금 부담이 부각된 바 있다.
주가가 빠지는 건 '서학개미 매수 4위' 엔비디아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낙폭이 커지는 모양새다. 엔비디아는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7.25%떨어졌다. 범위를 좁혀 지난 12일부터 보면 11.24%하락해 낙폭이 두드러진다. 반도체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벡터스 반도체 ETF도 이달 2.72%, 지난 12일 이후 8.58%떨어졌다. 지난 22일 시장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발표한 인텔도 이달 15.29%, 12일 이후 17.87% 주가가 하락했다. 반도체 업계는 개인 PC·스마트폰, 게임용 콘솔 수요 증가라는 코로나19 사태 반사효과를 입어 승승장구해왔다. 다만 겨울이 다가오면서 미국 트윈데믹(코로나19·독감 동시 확산)과 유럽 경제 재봉쇄 여파로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둔화될 수 있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11월 대선 모드 속 연준 기대감도 낮아진 미국·'다시 문 닫은 유럽' …글로벌 회복 기대↓에 공포지수 40포인트 돌파해 6월 이후 최고조
28일 프랑스·독일 정부의 경제 재봉쇄 선언을 결정적 계기로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두드러지면서 '뉴욕증시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하루 새 20.78%오른 40.28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1일(40.79)이후 최고조다. 미국에서는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인단 선출·연방 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다. 각자 정치적 이해관계가 달라 11월 선거 전 코로나19 추가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워싱턴DC 정가 분위기다. 시장은 정치권이 아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구원 투수'로 나서기를 바라고 있지만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 나온다. 28일 CNBC는 연준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에는 게임 체인저가 없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정치권 대책을 말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코로나19 반사효과를 누린 자동차 업계도 불안한 분위기다. 미국-이탈리아 합작 자동차업체인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는 28일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4.88%급락했다. 이날 회사가 뉴욕증시 개장 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 시장 판매 호조 덕에 3분기 들어 흑자 전환(순이익 12억유로·약 1조6000억원)에 성공했다고 밝혔음에도 낙폭이 두드러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늘길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자동차 업계가 반사효과를 입었지만 미시건·오하이오 주 등 이른바 미국 '러스트 벨트'에서 코로나19가 급증해 3대 자동차업체(FCA·GM·포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제프리스의 필립 휴초이스 연구원은 "폭스바겐과 르노 등 유럽계 자동차 기업 주가도 경제 재봉쇄 여파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패닉 사태 이후 뉴욕증시 'V자 반등'을 이끌어온 기술주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7일 뉴욕증시 마감 후 '올해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8일 주가가 4.96%미끄러졌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부문인 에저와 비디오 게임 시업 선방 덕에 총 매출(372억달러)이 1년 전보다 12.5%늘어 난 결과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었다. 이날 에이미 후드 최고 재무책임자(CFO)가 '4분기 기록적인 성장'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회사 주가가 급락한 건 코로나19 여파 탓에 윈도우 사업이 위축된 탓이다. WSJ는 코로나19사태 속에 개인 PC 수요가 늘어난 것보다 기업 PC수요 급감이 두드러진 결과 윈도우OEM 매출이 5%떨어졌다는 점 때문에 투자 기대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29일 기술 대장주 주가 향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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