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중동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오바마는 이번 방문에서 중동과의 화해를 강조할 예정인데, 이슬람권은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오대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오바마는 첫 중동 방문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택했습니다.
특히 이슬람의 중심지 이집트에서 '이슬람과의 화해'를 내용으로 하는 연설을 선물로 준비했습니다.
전임 부시 정권에서 상처받은 이 지역 주민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새로운 중동정책을 설명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 때문에 이슬람권에선 오바마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형식적인 방문에 그칠 거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 인터뷰 : 레바논 상인
- "오바마는 부시보다 팔레스타인과 이란, 시리아 등 중동문제를 공정하게 다룰 것으로 기대해요."
▶ 인터뷰 : 이집트 정치분석가
- "이슬람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아랍에 악감정이 없는 것으로 보여요."
▶ 인터뷰 : 이라크 국민
- "기대만 할 수는 없어요. 미국은 늘 이슬람권에 똑같은 정책을 고집해왔거든요."
유대인들은 오바마의 이슬람 껴안기가 달갑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정착촌 문제로 오바마 행정부와 갈등을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오랜 동반자 관계가 금 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테러단체 알-카에다도 인터넷에 성명을 올리고, 오바마의 방문 의미를 깎아내렸습니다.
▶ 인터뷰 : 알 자와리 / 알 카에다 2인자
- "오바마가 와서 그럴싸한 말을 한다고 해도, 이슬람을 향한 피비린내 나는 메시지를 숨기지는 못할 것입니다."
오바마의 중동 방문은 레바논 총선과 이란 대선을 목전에 둔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이들 국가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고려도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MBN뉴스 오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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