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도상국에 우선 공급해 '세계 공공재'로 삼는다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발언을 현실화하고 있다.
10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 당국이 올해 안에 자국산 불활성화 백신 6억 회분의 출시를 승인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중국 공정원 왕쥔즈(王軍志) 원사는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중 3차 임상시험 중인 것만 6개"라고 밝혔다.
또 중국 국유 제약회사 시노팜(중국의약집단)은 지난달 국가의약국에 자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출시를 신청했다.
류징전(劉敬楨) 시노팜 당 서기 겸 회장은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을 긴급 접종한 사람이 100만명에 가깝고 그들에게 심각한 부작용은 1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의료 전문가들은 브라질 등 개도국이 백신을 급하게 원하는 데다 중국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제공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백신을 연말까지 승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중국은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지난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경제적 세계화가 보다 개방적이고 포괄적이며 균형 있게 이뤄져 모두가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아·태 지역이 이끌고 지원해야 한다"며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공공재로 삼고 개발도상국의 백신 접근성과 적정가격 구입 가능성을 증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북아프리카 모로코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시노팜과 계약한 백신 1000만 회분을 접종할 계획이다.
또 브라질 상파울루주 정부는 지난 9월 말 시노백과 백신 4600만 회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이달 안에 600만 회분을 수입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시노백이 97%의 면역 효과를 보였다"며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120만 회분을 수입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자국산 백신 수출 상황을 집중 보도하며 "중국의 코로나19 백신은 효과가 보장되는데다 운송이 상대적으로 편리하다"는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은 불활성화 백신이라 1회 접종 비용이 최대 200위안(한화 3만3000원) 정도로 미국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운송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불활성화 백신은 면역력 지속 기간이 제한적이고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양을 접종해야 할 뿐만 아니라 부작용 우려도 있어 중국산 백신의 효능을 믿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중국이 개도국에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공급하는 것은 미국과 영국의 제약사가 공급 부족으로 주로 선진국 위주로 백신 공급을 주력할 때 중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아이모젠 페이지 자렛은 미 CNBC를 통해 "(중국의 백신 공급은) 완전히 이타적인 행위라고 보진 않는다"며 "백신 공급으로부터 무언가 이득을 취하려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하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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