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몸에 칩이 박힌다."
미국에서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덩달아 가짜 뉴스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과 영국 언론 등에 따르면 현재 일각에서 확산되고 있는 음모론의 핵심은 접종을 통해 인체에 칩이 삽입되고 이를 통해 정부가 개인을 감시한다는 것이다. 한때는 백신으로 생체 실험을 한다는 생뚱맞은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백신 접종에 가짜 주사기가 동원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영국 BBC 방송에서는 공개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장면에서 가짜 주사기 사용을 의심하는 일각의 주장을 다뤘다. 백신 접종에 찌르면 바늘이 주사기 안쪽으로 들어가는 가짜 주사기가 사용됐다는 것이아. 즉 공개접종에서 실제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누가 믿을까 싶지만 이런 주장은 백신을 반대하는 운동가들에 의해 공유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유명 인사들은 정치적 배경 등 여러 이유에서 백신 거부를 선언해 백신 접종 거부 움직임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예컨대 각종 음모론을 만들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온 극우 성향의 큐어넌 집단이 설립한 뉴스 웹사이트 인포워즈의 진행자 디애나 로레인도 백신 거부자다. 그녀는 "예수님이 맞는대도 나는 안 맞을 거야(I don't care if Jesus takes it, I'm not taking the vaccine)"라며 백신 거부를 선언했다. 이후 열성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백신 거부 구호가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이미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백신을 맞을 계획은 없지만 적절한 때에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말만 하면서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코로나19는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병이다", "정치인들이 통제의 수단으로 백신을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도 나온다.
보수주의 방송인 폭스뉴스의 유명 앵커 터커 칼슨은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백신 강제 접종에 나설 것이다. 국가적 위기다"라고 말해 백신 거부 움직임을 거들었다. 공화당 소속 오하이오주 하원 의원인 니노 비틀리는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유대교·기독교 원칙에 따라 세워진 나라라면서 "이 원칙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하느님의 형상과 모습을 창조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얼굴에서 하느님의 형상이 가장 잘 보이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개인의 자유권 침해, 막연한 바이든 정권 반대 등 백신 거부에 대한 이유는 다양하다. 심지어 백신을 맞지 않으면 취직이 안 된다는 가짜뉴스도 퍼질 만큼 미국에서 백신 거부 움직임은 다양한 이슈와 맞물리며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간호사가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cap@mkinternet.com / 박완준 매경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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