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영화의 대명사격인 '007' 시리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 007를 방불케 하는 백신 확보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미 9억회분 이상 접종 가능한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한 미국은 6·25전쟁 지원을 위해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DPA)까지 동원해 백신을 추가 확보했다.
미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보건복지부와 국방부를 통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1억회분을 추가로 구입할 것"이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특히 이번 백신 추가 확보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미국이 한국전쟁 당시 제정한 DPA를 이용한 점이다. 사실상 전시동원령까지 발동한 셈인데, 트럼프 행정부가 현 상황을 전시에 준하는 것으로 판단해 대응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백신 확보가 자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전쟁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DPA는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물품을 미국 행정부가 민간기업에 생산을 지시하거나 지원해 우선 조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절차다. 이는 원래 6·25전쟁 지원을 위해 제정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올 4월에도 이를 발동해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생산량을 늘린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에는 DPA를 적용해 화이자가 백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돕기로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미국인들의 백신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DPA를 발동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작전(oper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영화 '스타트렉'에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속도를 의미하는 워프스피드(warp speed)를 붙인 '워프스피드 작전(OWS)'이다. 코로나19 백신 확보 타이밍을 중요하게 판단한 이른바 '최고속 작전'이다. 백신의 개발·승인·보급별 세밀한 계획을 담은 이 작전에는 미국 국방부·연방비상관리국·국토안보부·보건후생부·국무부가 참여했고 육군 사령관이 지휘하고 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0만명을 넘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한 이스라엘은 백신 확보에 모사드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사드는 정보 수집과 분석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되는 조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첩보영화를 연상케 하는 과감한 특수작전으로도 유명하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모사드는 해외 정보망을 이용해 주요 제약사의 임상실험 상황을 미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cap@mkinternet.com / 박완준 매경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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