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대표 민영방송 채널4가 BBC 등 공영방송에서 공개한 엘리자베스 2세의 크리스마스 메시지가 화제다. 그녀가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유행하는 춤을 췄기 때문이다.
5분가량의 영상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파란색 원피스를 입고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를 받고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에 연루된 차남 앤드루 왕자도 언급했다.
영상 속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붉은색 벽지와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된 공간에서 책상 위로 올라가 털기춤을 추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화려한 춤솜씨를 뽐냈다.
채널4는 이 영상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리고 "기존에 있던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한 부위를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fakes) 기술을 활용해 엘리자베스 여왕을 만들어냈다"면서 "영상 속 엘리자베스 여왕의 모습은 모두 가짜"라고 밝혔다.
채널4 이언 카츠 본부장은 "디지털 시대의 가짜 뉴스가 어느 수준까지 이를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기획했다. 우리는 이제 자신의 눈조차도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음을 강하게 상기시켜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상 속 엘리자베스 여왕을 연기한 것은 배우 데브라 스티븐슨(48)이다.
그는 "배우로서 짜릿한 경험이었다"라면서도 "다른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생각하면 두렵기도 하다"고 전했다.
1926년에 태어나 90세를 훌쩍 넘긴 여왕이 격렬하게 춤을
영국 잡지 마제스티(Majesty) 편집장 인그리드 슈어드는 "(이 영상은) 정말로 형편없고 재미있어 보이지도 않는다"면서 여왕을 웃음거리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최유빈 매경닷컴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