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아이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계획을 세우는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물리치료사로 근무하는 네 아이의 42살 엄마는 뉴욕의 한 병원에 입원해 이렇게 흐느끼면서 말했다고 합니다.
정신병력이나 가족력도 없는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 것을 보고 담당 의사인 히잠 구엘리는 즉각 심상치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현지시간으로 오늘(28일) 보도했습니다.
심지어 이 여성은 의사에게 자신은 아이를 사랑하지만 한 아이가 트럭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다른 아이는 참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여성에게서 발견된 의학상 특이점은 지난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는 것뿐이었습니다.
당시 가벼운 증상만 있었지만 몇 개월 후 이 여성은 '자살하고, 아이를 살해하라'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즉 환청이 들렸다는 얘기입니다.
구엘리는 이 여성의 정신병 증상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는지 아직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문제는 이런 증상이 몇 건 더 나오고 있어서 '뭔가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 후 정신병력이 없는데도 환각, 환청, 편집증 등과 같은 심각한 정신병 증세를 나타낸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NYT가 전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요양 병원에 근무하는 한 36살 여성은 자신의 세 아이가 납치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아이들을 드라이브스루 식당의 창문으로 빼내 구출하려는 시도도 벌였습니다.
또 뉴욕에서 건설직에 일하는 한 30살 남성은 사촌이 자신을 살해하려 한다는 생각에 침대에서 사촌의 목을 조르려 했습니다.
영국에서도 코로나19로 입원한 153명의 환자 중 10명이 정신병력이 없는데도 정신병 증상을 나타냈고, 스페인의 한 병원에서도 이와 유사한 10명의 환자가 확인됐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여성 환자의 담당의는 "코로나19 환자가 있는 곳이라면 비슷한 현상을 목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환자 중 이렇게 심각한 정신병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처음에는 호흡기에 주로 영향을 미친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신경이나 인지능력 손상, 정신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증거가 충분합니다.
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 시스템의 반응, 또는 증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염증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측입니다.
이러한 환자 대부분이 코로나19의 중증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구엘리가 치료한 환자는 호흡기 질환은 없었습니다. 다만 손 저림과 어지러움, 두통, 후각 능력 저하 등과 같은 신경계의 증상만 보였습니다.
그러나 몇 주에서 몇 개월 후에는 심각한 정신병 증세를 나타낸 것입니다.
특히 심각한 정신병 증세는 보통 어리거나 또는 고령층에서 치매와 함께 나타나지만, 이번 경우는 30∼50대에 나타났다는 게 다른 점입니다.
또 보통 정신병 환자들은 현실
정신병 증상의 지속 시기와 치료에 대한 환자의 반응은 동일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간호사가 자신과 가족을 해칠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폭력을 가한 영국 여성 환자는 회복하는 데 40일이 걸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