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총리가 국민에게 코로나 방역 지침을 준수할 것을 호소한 지 이틀 만에 본인은 '노 마스크'로 쇼핑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총리측은 "(감염되지 않도록) 신중히 계획했다"고 해명했다.
30일(현지시간) 스웨덴 현지 언론 아프톤블라뎃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가 지난 20일 수도 스톡홀름 한복판에 있는 갈레리안 쇼핑몰의 시계 수리점을 둘러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호원을 대동한 뢰벤 총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였다. 경호원도 '노 마스크'였다. 23일에도 쇼핑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술과 아내를 위한 선물을 구입할 목적이었다.
지난 18일 뢰벤 총리는 여태껏 내놓지 않던 마스크 착용 권고, 쇼핑몰 인원 제한 등의 고강도 방역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향해 "스웨덴 모든 이들이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전에도 쇼핑센터 같은 실내에 머물지 말라고 호소했으나 이 발표에선 국민의 방역 책임을 요구한 것이다. 발표가 나온 지 이틀 뒤 총리 자신이 내놓은 지침을 모두 어긴 것으로 드러나자 "위선적인 정부"라는 지적 등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스웨덴 정부 대변인은 총리의 쇼핑 사실을 인정하며 "(감염되지 않도록) 신중히 계획된 방문"이라고 했다.
총리뿐 아니라 재무장관도 감염 사태를 아랑곳하지 않고 스키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재무장관은 지난 20일 스웨덴 인기 휴양지인 살렌 스키장의 스키 대여점에 방문했다. 스키장은
스웨덴은 칼 구스타브 16세 국왕이 지난 17일 "우린 방역에 실패했다"고 공개 인정한 이후 뒤늦게 방역 조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코로나 누적 환자는 43만여명, 사망자는 8727명에 달한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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