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교도소 수감자가 70~80세 노인보다 먼저 백신을 맞아야 하나?"
“학교 선생님이 과연 높은 우선순위를 가져야 하는가. 백신을 맞고 방학 기간인 교사보다 우버 택시 운전사에게 더 우선순위가 부여돼야 한다."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접종자 우선순위를 둘러싸고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다.
50개 미국 주(州)마다 인구학적 특성 등 다양한 경제·사회적 차이가 존재하는 탓에 연방정부의 백신접종 우선순위 가이드라인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구학적 특성 고려하라" 목소리 커져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뉴저지주다. 최근 현지매체 보도를 보면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정부가 금주 초 교정시설 의료진과 수감자들에게 백신을 투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주민들 사이에서 "질병을 앓고 있는 고위험 고령자들에게 먼저 쓸 백신을 왜 수감자들에게 주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죄를 짓고 수감 중인 재소자들에게 먼저 백신을 보급하는 것은 '무임승차자'를 만드는 잘못된 접근이라는 것이다.
또한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는 연방정부의 백신접종 우선순위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주 현실에 따라 탄력 적용할 계획이다.
주내 인구학적 특성 등을 고려해 연방정부 가이드라인 상 최우선 대상자들보다 더 신속하게 접종을 해야 하는 대상자가 있다면 가이드라인의 우선 대상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순위를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연방정부 가이드라인은 백신 접종의 최우선 대상(1단계)을 코로나19 방역·치료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과 경찰, 교사, 장기 요양시설에 입주한 고령자 등으로 포괄 규정하고 있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은 최근 흑인과 라틴계 등 감염·사망 피해가 큰 소수인종을 지목하며 연방정부에 백신 접종의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환기시켜 주목을 받았다. 경제적 이유로 전염병 대응과 치료에 취약한 소수인종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은 감염학적 대응이나 사회·경제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부합한다는 지적이다. 인디안 부족이 밀집한 몬태나주의 경우 연방정부 가이드라인과 관계 없이 인디안 인구에 대한 접종 우선순위를 부여키로 했다.
■"교사보다 우버택시 운전사가 먼저" 주장도
최우선 접종 대상자 중 교사 직군을 포함시키느냐 여부를 두고서도 미국 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플로리다주 교사 연합 등 각 주별 교사 단체들은 최근 1단계 내에서도 교사들에 대한 백신 보급이 의료진 다음으로 신속하게 제공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우선 접종을 통해 공립학교를 정상 가동하는 게 국가적 우선순위인데다, 내년 교육 시설이 사회적 '슈퍼전파'의 창구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보건학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백신을 맞고 방학에 들어가는 교사들에게 줄 백신을 우버 등 호출택시·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의 운전자들에게 먼저 주는 게 방역 효과가 더 크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이미 온라인을 통한 원격 교육이 보편화한데다 겨울방학이 이어지는 학기 일정을 고려할 때 시민들과 직접 접촉하는 물류 관련 종사자들에게 먼저 백신 접종권을 주는 게 옳다는 진단이다. 교사 직군 자체에 대한 사회적 중요성을 무시한다기보다는, 온라인 원격 서비스가 가능한 직군과 그렇지 못한 직군을 따져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하버드대 보건대학은 최근 흑인과 라틴계 등 감염·사망 피해가 큰 소수인종을 지목하며 연방정부에 백신 접종의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환기시켜 주목을 받았다. 경제적 이유로 전염병 대응과 치료에 취약한 소수인종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은 감염학적 대응이나 사회·경제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부합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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