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억7000만명의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 인도네시아가 돼지 고기 섭취를 일절 피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을 들여온 인도네시아가 백신의 '할랄' 인증을 기다리고 있어 접종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중국 시노백에서 코로나19 백신 300만회 분을 조달한 인도네시아 보건 당국은 이달 3일부터 34개 주 1만여 개 보건소·병원으로 수송을 시작했다.
시노백 측이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에 '돼지로부터 추출된 성분을 재료로 쓰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당 백신에 대한 할랄 인증 당국의 별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할랄을 백신 자체의 안전성과 효능, 품질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돼지에서 나오는 젤라틴 성분은 백신의 보관·운송 과정에서 변질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안정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 백신이 할랄인지 아닌지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긴급 상황에 처해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내 강경 이슬람교도들은 할랄 인증이 나올때까지 접종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이슬람국가에서는 젤라틴이 포함돼 있더라도 백신을 허용할 수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에서 홍역이 창궐했을 때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으로 제공받은 백신에서 돼지 추출성분이 나왔다. NYT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당국은 긴급한 상황을 고려해 백신 사용을 인정했지만, 접종률이 72%로 목표치인 95%를 달성하지 못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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