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 의회의사당에 난입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진입을 막기 위한 바리케이드도 이들에게는 소용 없었다.
의사당 내부에서는 총성이 울렸고 중앙홀에는 최루가스가 가득찼다.
전세계에 행중계된 미국 의회의사당의 모습은 한마디로 '아비규환'이었다.
외벽을 타고 의사당 건물을 오르는가 하면 유리창을 깨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이들도 포착됐다.
전세계 언론은 '민주주의 모범국'이라고 자랑하던 미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작된 트럼프 지지자들의 시위는 초반에는 험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백악관 인근 공원에서 열린 지지시위에서 연설하면서 '승복불가' 입장을 주장했지만 집회는 차분했다.
하지만 상황은 상·하원 합동회의 개시 시간인 오후 1시에 맞춰 급격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의회로 행진하는 시위자 수백명이 회의 개시 즈음 바리케이드를 넘어 의사당으로 진입했다.
이들 대부분은 백인 남성으로 경찰의 제지도 속수무책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갑작스러운 난입에 경찰들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WP는 말했다.
결국 내부 침투에 성공한 시위대 일부가 문을 열어 시위대의 추가 난입을 도왔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확정을 위한 회의를 진행 중이던 상·하원은 시위대의 난입으로 전격 중단됐다. 의회 요인들은 경호인력의 안내를 받으며 그곳을 떠났다.
내부로 진입한 시위대의 제어가 제대로되지 않으면서 의회 경찰이 총을 쐈고 여성이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일부 시위대는 상원 회의장까지 들어가 상원의장석까지 점거했다. 일부 시위자들은 "우리가 이겼다"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의사당 중앙의 로툰다홀에는 경찰이 진압을 위해 동원한 최루가스 연기로 자욱했다.
외부에 있는 시위대는 의사당 건물 바깥 계단에 진을 치고 성조기 및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깃발을 흔들었다.
4시간이나 이어진 난입 사태는 오후 5시 30분께 일단 진정됐지만 밖으로 나간 시위대는 해산하지 않은 채 의사당 주변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주방위군과 경찰은 재진입 방지를 위해 시위대와 대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17분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
하지만 폭력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입장 표명은 없었다. 오히려 대선이 사기였다고 재차 주장하면서 "여러분이 어떻게 느끼는지 안다"고 말하는 등 시위대를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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