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에 배치되는 병력도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수도 워싱턴DC를 방어하게 될 2만5000여명의 주방위군을 상대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대대적인 신원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장 시위대가 제1의 위협 요소이지만, 주방위군 중에서도 극렬 우파 지지자들과 연계된 군인들이 취임식 당일 내부 테러를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은 라이언 매카시 미국 육군장군과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내부 테러 위협을 미국 육군이 인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아직까지 주방위군에 의한 어떤 내부 테러의 위협을 발견하지는 않았지만, 매카시 육군 장군이 지휘관들에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위협에 대비하라"고 지시했음을 전했다.
통신은 현재 FBI가 워싱턴에 배치되는 주방위군 병력 전체를 상대로 신원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2만5000명의 병력은 통상 취임식에 배치되는 병력의 2배가 넘는 막대한 규모로, 특히 새 대통령과 다른 입법·사법부 요인 등에 근접해 업무를 수행하는 병력은 강도 높은 신원조사가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카시 육군 장관은 AP통신에 "(2만5000명의 병력 전체를 상대로) 철저한 보안훈련 과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취임식 작전에 투입되는 모든 개인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취임식을 앞두고 경비가 강화되면서 불법 총기 소지와 법 집행관 사칭 등으로 경찰에 체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오전 워싱턴DC에 있는 의사당 인근 보안 검색대에서 총기를 소지한 한 남성(22)이 경찰에 체포됐다.
워싱턴DC 인근인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이 남성은 권총집에 총이 분명히 보이도록 한 채 걸어가고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사 결과 그는 3개의 고성능 탄창과 37발의 미등록 탄약 및 글록 22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워싱턴DC에서 그의 총기 소지가 허가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미국 의사당 경찰은 전날 오전에는 법 집행관을 사칭한 혐의로 한 여성을 의사당 인근 보안 검색대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를 법 집행관 사칭, 경찰 지시 불응, 도주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라스베이거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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