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가 소셜미디어 스타들에게 백신 접종 우선권을 줬다. 백신 접종에 회의적인 대중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백신 관련 정보에 대한 소셜미디어 스타의 신뢰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백신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중국 제약회사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의 대규모 접종을 시작하면서 의료 종사자, 공공 서비스 근로자들 외에도 소셜미디어 스타들까지 백신 접종 우선 대상으로 삼았다.5000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TV 스타 라피 아마드는 지난13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함께 라이브 방송 통해 백신 접종을 받았다. 팝 록 밴드 노아의 리드싱어인 아리엘, 웨스트 자바 축구팀의 서포터 클럽 회장인 헤루 조코, 가수 겸 작곡가인 리사 사라스와티도 같이 백신 접종 촬영을 진행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우리는 그들이 대중을 교육하는 방식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예방 접종이 안전하고 중요하다는 모범을 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은 90만명 가량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백신 접종을 경계하고 있어 보건당국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설문조사에 다르면 인도네시아 2100명의 응답자 중 69%가 백신 접종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라피가 백신 접종 직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친구들과 모임을 가진 현장이 적발되면서 라피는 물론 인도네시아 정부에 대한 비판이 불거졌다. 라피는 인스타그램에 사과 비디오를 올렸다. 보건부는 라피를 질책했으며, 라피를 우선 접종 대상자로 지정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 스타들에게 백신 우선 접종권을 주는 것이 국민들의 백신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는 못할 거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 19 관련 기구인 라포르코비드-19의 공동창립자 이르마 히다야나는 "(라피 접종은) 백신의 낭비일 뿐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1%만이 코로나19에 대한 정보 관련 소셜미디어 스타들을 신뢰한다고 답했다고 말혔다
인도네시아에서 접종되고 있는 중국 시노백의 백신 예방 효과가 최근 50.4%에 불과한 것으로 발표돼 화이자, 모더나 등이 생산중인 백신보다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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