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주요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인 대만 기업 TSMC에 반도체 증산을 요청하는 사태가 빚어지자 자국산 반도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자강론'이 부상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세계가 대만 반도체에 위태롭게 의존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과 유럽이 자국 내 반도체 기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우선 독일 폭스바겐, 미국 포드, 일본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공장 문을 닫게 된 사태를 거론하며 "대만의 중요성은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히 커졌다"고 진단했다.
TSMC에 대한 높은 의존이 대만이 처한 지정학적 상황과 결부돼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에르그 우트케 주중 EU상공회의소 회장은 "공급 문제가 아닌 수출 통제 같은 정부 개입으로 급작스런 수급난이 빚어질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반중(反中) 세력이 정권을 잡은 대만이 반도체 생산을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경각심을 느낀 주요국들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대대적인 행보에 나선 상태다. 미국은 자국 종합반도체 기업 인텔이 그래픽저장장치(GPU) 등을 TSMC에 맡긴다는 소식 이후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미국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앞서 미 하원은 지난해 6월 자국 반도체 제조기업을 지원하는 '미국을 위한 반도체법(CHIPS for America Act)', 상원은 한 달뒤인 7월 비슷한 내용의 '2020 미국 파운드리법'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유럽의 경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 가능성을 논의했고, 유럽 반도체 산업을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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