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 아벨리노랩 회장. |
원래 아벨리노랩의 본업은 코로나 진단이 아니었다. 회사 이름에 나와있듯 '아벨리노 증후군'(라식수술을 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유전자질환의 이름)이라는 병을 감지하는 진단 키트를 만들던 회사다. 그러나 아벨리노랩의 연구진들은 중국에서 온 전화 한 통을 받고 그동안 만들었던 유전자진단 방법론을 빠르게 코로나 바이러스에 적용해 봤다.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유전자 진단 방법론을 개선시킬 수 있는 포인트가 발견된 것이다. 아벨리노랩은 개선된 유전자 진단 방법론을 CDC와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DA)에 보고했고, 그 결과 '당신들의 방법론으로 진단을 바로 시작해 보라'는 공식레터를 3월말에 받았다.
이후 이 회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 있는 의료시설과 요양원,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바이러스를 수만배 증폭하여 확인하는 PCR 방식이 아벨리노랩의 진단 방식. 이 방법은 일런 머스크가 코로나 검사를 여러번 받았지만 양성과 음성이 섞여서 나오자, 정확하게 판정을 받아보자며 택했던 진단법으로도 알려져 있다. 아벨리노랩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23일에 100만건의 누적검사량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진 회장은 "현재 하루 약 2만건 정도를 검사할 수 있으며 올해는 약 700만건 가량의 검사가 가능한 수치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런 급격한 성장은 한국 고객들(주로 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환자와 의사들이 검사 후 바로 수술하길 원하기 때문에 유전자 진단이 신속해야 했다. 그는 "미국은 검사 후 한달 뒤에 라식 등과 같은 안과수술이 잡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전자 진단을 천천히 해도 되지만 한국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빨리빨리'를 원하는 한국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려 한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뛰어난 인력들도 성장에 도움이 됐다. 지난해 3월 이후 코로나 진단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는데 연구실에 인력이 없었던 지라 한국 직원들이 실리콘밸리로 와서 지원근무를 했던 것이다. 그는 "미국 현지 친구들에 비해 한국직원들의 업무성과가 3
아벨리노랩은 현재 한국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 후에는 확보된 유전자 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과 결합시켜 유전자 질환 치료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탐색중이다. 이를 위해 연구센터를 "한국에 세우고 싶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