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대학 졸업해 의사된 후 입학 거절 통지서 걸어둬
에모리 대학 "인종을 이유로 입학을 거절한 데 사죄한다"
에모리 대학 "인종을 이유로 입학을 거절한 데 사죄한다"
↑ 매리언 후드 박사와 당시 입학 거절 통지서 / 사진=The Atlanta Journal Constitution |
현지시간으로 17일 흑인 의대 지원자에게 '니그로(Negro)는 입학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입학을 거절했던 미국 애틀랜타의 명문 의대가 62년 만에 공식 사과했습니다.
현지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에모리 의대 비카스 P. 수카미 학장은 최근 산부인과 의사인 83세 매리언 후드 박사에게 인종차별에 근거해 그의 입학을 거부한 것을 사과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후드 박사는 1959년 8월 에모리 의대에 입학원서를 제출했으나 대학 측은 일주일도 안 돼 "우리 의대는 니그로(Negro) 인종의 입학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입학을 거절했습니다. 여기서 '니그로'는 오랜 기간 흑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된 단어입니다.
의사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후드는 1961년 시카고 로욜라 의대에 진학했습니다. 재학 중 학비를 벌기 위해 백인 기숙사를 청소했고, 기숙사의 흑인 요리사가 챙겨준 남은 음식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후드 박사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인생은 장애물로 가득하지만 장애물이 있다면 장애물을 우회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1966년 의대를 졸업한 후 애틀랜타로 돌아와 산부인과 의사가 됐습니다. 2008년 은퇴할 때까지 7천 명 이상의 신생아 출산을 집도했습니다. 에모리 의대의 입학 거절 통지서를 사무실에 걸어두며 당시의 분노를 잊지 않았다고 회상했습니다.
↑ 후드 박사에게 온 사과 / 사진=The Atlanta Journal Constitution |
에모리 대학의 사과는 미국 노예 해방 기념일인 6월 19일 '준틴스 데이'(Juneteenth Day)를 앞두고 이뤄졌습니다.
에모리 대학 그레고리 L 펜브스 총장은 "후드는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입학을 거부당했다"며 "에모리 대학은 한때 후드처럼 뛰어난 학생들이 꿈을 이루는 것을 방해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카미 학장은 후드 박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1854년 설립돼 미국 최고 명문 사립 의대 중 하나로 꼽히는 에모리 의대는 1963년부터 흑인 학생을 받기 시작해 현재는 전체 학생 중 16%가 흑인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