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내전 당시 수십만 명을 학살한 혐의로 붙잡힌 라도반 카라지치에 대한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14년 만에 열린 재판인데 카라지치는 재판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김희경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990년대 초 유고 연방이 해체되면서 보스니아가 독립을 선언하자 카라지치는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의 지원을 받으며 내전을 일으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슬람계와 크로아티아계 주민들이 무참히 학살됐고 내전이 계속된 4년 동안 무려 25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대학살을 주도한 용의자 카라지치가 지난해 도피 끝에 붙잡혔고 마침내 14년 만에 재판을 받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카라지치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재판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 인터뷰 : 권오곤 / 재판장
- "카라지치와 변호인이 출석하지 않아 재판을 휴정합니다."
카라지치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재판이 3년 이상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재판이 휴정됐다는 소식에 법정 밖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또 다른 대량학살 책임자인 밀로셰비치처럼 재판이 미뤄지다 결국 감옥에서 자연사하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며 엄정한 법의 심판을 요구했습니다.
카라지치는 혐의가 인정되면 종신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첫 재판부터 불참하면서 험난한 재판 과정을 예고했습니다.
MBN뉴스 김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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