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도와 목숨은 건졌지만, 살아도 산 게 아닙니다.
배고픔과 목마름에 지친 사람들이 폭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송찬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구호물자를 받으려고 길게 늘어선 사람들.
몇 시간을 기다렸지만 이내 구호품이 끊깁니다.
흥분한 사람들이 창고 앞으로 몰려듭니다.
군인들이 나섰지만 말릴 수가 없습니다.
일단은 살고 봐야 합니다.
배고픔 앞에 질서는 사치입니다.
뺏고, 뺏기고, 다시 빼앗고.
하지만, 상자는 이미 비어 있습니다.
▶ 인터뷰 : 세계식량기구 대변인
- "국가 전체가 무너져 내려서 식량을 전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도시 전체가 파괴돼 온전한 도로가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보급품이 전달된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행복한 편입니다.
다른 지역엔 그나마 아무것도 없습니다.
구호품이 턱없이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공항 활주로에는 세계 곳곳에서 온 물품이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이를 나눠줄 정부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공항 통제권을 가진 미군이 프랑스 구호기 2대를 돌려보내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 인터뷰 : 프레발 / 아이티 대통령
- "지금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냉정한 자세로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서로 비난해선 안 됩니다."
점점 폭도로 변해가는 사람들.
구호 전달체제가 제대로 가동돼야 이들이 다시 평화로운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MBN뉴스 송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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