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마취약'에 멕시코 여성 줄줄이 사망…"전 세계서 전례 없는 상황"

오염된 마취약으로 인해 수막염 걸려
마취과 의사와 보건당국 공무원 체포

멕시코 북부 의료기관에서 출산 등의 이유로 부인병 수술을 받은 여성들이 2개월간 수막염 증세로 투병하다 줄줄이 사망했습니다.

↑ '마취'/사진=연합뉴스

7일(현지시각) 멕시코 일간지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께부터 멕시코 북부 두랑고주에 있는 4곳의 병원에서 세균성 수막염 발병 사례가 급증했습니다.

이 환자들은 두통과 고열을 호소했는데, 대부분 몇 달 전 출산했거나 부인병 수술을 받은 여성들이었습니다.

80명 안팎의 환자 중 일부는 병세에 호전을 보였으나, 35명은 투병 중 사망했습니다.

척수로 연장되는 수막(뇌척수막)은 뇌를 둘러싼 얇은 막을 뜻하며 염증이 생길 경우 고열과 두통, 오한 등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다가 심할 경우 사망에 이릅니다.

당국은 급히 병원을 폐쇄하고 역학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환자들이 투여받은 마취약에서 곰팡이 등이 관찰되는 등 오염이 확인됐습니다.

듀랑고 주 정부는 온라인 홈페이지에 "현재 진행 중인 수막염 발병은 세계에서도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한 뒤 환자들의 완치를 위해 전문가들이 나서 최선을 다해 협력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상황을 주시 중입니다.

특히 사망한 환자가 출산한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돼 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마취과 의사와 두량고주 전 보건당국 공무원 등 3명을 체포했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소니아 야디라 데라 가르사 검찰총장은 "마취과 의사는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환자를 마취하기 위해 약물을 처방하는 관행을 저지르고 있었다"며 "공무원의 경우 이번 사태와 관련한 허위 보고서를 제출한 혐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