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훈도 및 권선징악부' 부활에 시민들 공포
음악 금지 질문에 탈레반 대변인 "현재 검토 중"
"손발절단형 부활할 것…안보 위해 필요하다"
음악 금지 질문에 탈레반 대변인 "현재 검토 중"
"손발절단형 부활할 것…안보 위해 필요하다"
↑ 탈레반 지도자 물라 누르딘 투라비 / 사진=더가디언 |
탈레반이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다시 잡은 뒤 거리에서는 음악이 사라졌고 손발 절단형이 부활할 것이란 예고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4일 ABC뉴스, 더가디언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탈레반 지도부는 재집권 후 '정상국가'를 외치고 있지만, 현장의 탈레반 대원들은 1차 집권기의 공포 통치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1차 집권기에 도덕 경찰로 활동하던 권선징악부 부활
20년 전 아프간은 탈레반에 의해 극단적인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따르면서 노래 부르기와 음악 감상이 금지됐고 여학생의 등교와 취업도 금지됐습니다. 또 강도나 절도범의 손발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등 공개 처형도 이뤄졌습니다.
재집권 후 정상국가를 외치고 있지만 새로 들어선 탈레반 과도정부는 여성부를 폐지하고, 1차 집권기에 도덕 경찰로 활동하던 '기도·훈도 및 권선징악부'를 부활시켰습니다.
시민들은 권선징악부의 부활에 공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 카불 주민은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시끄러운 음악을 트는 것을 멈췄다"며 "모든 사람의 마음에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레반이 음악을 공식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운전자들은 검문소를 지날 때 음악을 끄고, 거리나 결혼식장에서 연주하던 음악가들은 생계 곤란에 처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음악가는 "검문소를 통과할 때 탈레반이 차 안에 있던 3000달러 상당 키보드를 부쉈다"고 말했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인 빌랄 카리미는 '음악이 금지될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 검토 중이며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사형집행과 손발 절단형 부활할 것…아프간 법의 근간은 쿠란"
1차 집권기 당시 탈레반 법무장관이자 권선징악부 수장을 지낸 물라 누루딘 투라비는 최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하지는 않겠지만, 사형집행과 손발 절단형이 다시 적용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당시 사형 판결이 내려진 범죄자에 대해 피해자 가족이 총으로 머리를 쏴 죽이거나, 살려주는 대신 돈을 받도록 했고 절도범은 손을 잘랐으며 노상강도는 손과 발을 절단했습니다.
투라비는 "아프간 법의 근간은 쿠란이다. 과거와 같은 처벌이 부활할 것"이라며 "손을 자르는 것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 그것은 억제 효과가 있다. 과도 정부가 이러한 처벌을 공공장소에서 할지 포함해 정책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들이 경기장에서의 공개 처형을 비난했지만 우리는 그들의 법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며 "아무도 우리의 법이 어떠해야 하는지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성 앵커·기자 방송국 출입 금지…"심각한 여성 인권 침해"
한편, 탈레반 재집권 후 여성들은 일할 기회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방송국의 여성 앵커와 기자들은 출입이 금지됐고 카불시청은 여직원이 맡았던 일을 모두 남성에게 주기로 했습니다. 또 교육과 일할 기회를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나선 여성들은 채찍질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등은 "탈레반이 심각한 여성 인권 침해를 저지르고 있다"며 "여성들이 권리를 모두 빼앗겼다"고 성명을 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db98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