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혜교가 26일 종로 롯데시네마 피카디리에서 열린 영화 ‘오늘’(제작 포시즌스카이컴퍼니) 제작보고회에서 이 같이 감정 신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토로했다.
‘오늘’은 오토바이 뺑소니 사고로 약혼자를 죽인 17세 소년을 용서했지만 자신의 용서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오면서 겪게 되는 한 여자 ‘다혜’의 혼란과 슬픔, 그리고 그 끝에서 찾아낸 감동을 그린 영화다.
소년을 위해 탄원서를 써줬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용서라는 주제의 다큐멘터리를 기획하는 다혜. 그는 다양한 사건의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이 용서해준 가해자 소년을 점점 떠올리고,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렵고 무거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상업성이 있겠다, 아트(예술) 영화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작품을 정하지 않는다”며 “시나리오를 보고 느낌이 오면 이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 속 인물은 같이 만들어갈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당시 한 번도 송혜교를 다혜 역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시나리오를 탈고할 때 송혜교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어울릴까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있던 송혜교의 느낌과 실제 송혜교가 상당히 달랐고, 다혜와 잘 어울린다는 사실에 반가웠다”고 좋아했다.
이어 “순조롭게 될 뻔했는데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 촬영 스케줄로 연기가 돼 서로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우리 짝이 아닌가 했지만 다른 배우들이 나타나지 않아 같이 하게 됐다. 지금도 일말의 후회도 없다”고 자신했다.
이 감독은 “세 번째 작품으로 ‘노바디 섬바디’(‘오늘’의 전 이름)를 하겠다고 떠들어놨는데 나이가 더 먹고 생각하는 폭과 깊이가 달라지면서 내용상으로 수정을 하게 됐다”며 “이쯤 됐다 싶으면 읽어야 할 책도 많아지고 생각도 달라졌다”고 털어놓았다.
송혜교는 “주로 남자 감독들과 작업을 했는데 여자 감독과 같이 하니 대화할 시간도 많고 촬영 이외 시간에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며 “더 꼼꼼하게 다혜에 빨리 몰입한 것 같다”고 좋아했다.
그는 이 감독의 수작 ‘미술관 옆 동물원’의 배우 심은하와 비교될 수도 있다는 말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심은하 선배의 팬이고 좋아했다”며 “영화 결과에 따라 안 좋은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좋아하는 선배와 이름이 같이 언급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남지현이 오빠의 친구 다혜네 집에 머물게 되면서 다큐멘터리 촬영 조수로 따라 나서는 지민이다. 남지현은 “정말 친언니처럼 대해줬다”며 “먼저 다가가는 것을 나는 잘 못하는데 먼저 다가와줘서 다혜와 잘 어울렸다. 그래서 지민이라는 역할에 집중하기 쉬웠다”고 회상했다.
대학교 때부터 다혜를 짝사랑해왔던 약혼자 상우는 최근 가수 출신 배우 유진과 결혼한 기태영이, 다혜와 상우의 친우이자 지민의 친오빠는 송창의가 맡았다.
이 감독은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조그만 위로를 건네고픈 꿈이 있었다”며 “몇 년 동안 연구해서 내놓은 내 제언은 계속 분노 속에서 산다면 살아있는 유가족의 삶도 피폐해지고 의미가 없으니 그런 마음을 밀어내고 오늘 단 하루만이라고 나를 위해 산다면 하루하루가 쌓여서 사건을 겪기 전의 인생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마음으로 ‘오늘’이라는 제목을 지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혜교가 절제된 내면 연기와 섬세한 심리 묘사로 ‘다혜’ 캐릭터를 리얼하게 표현해냈다는 게 제작진의 평가. 자동차가 물에 잠기는 수중촬영, 영하의 날씨 속에서 계속된 강행군 촬영 등을 NG없이 소화해내기도 했다. 섬세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앙상블을 이루며 관객들의 기대를 한
당초 5월 개봉하려던 영화는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후반작업에 더 신경을 썼다.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10월27일 개봉 예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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