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상민 기자.
【 질문 1】
이른바 '물갈이'를 놓고 한나라당 내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 박 위원장이 직접 강경한 입장을 밝혔군요?
【 기자 】
네,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은 오늘 아침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내년 4월 총선 공천에 대해 자신을 비롯해 한나라당 구성원이 가진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매번 개혁과 혁신이 주저앉은 것은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정치권 내부의 논리를 버리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는데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대위에 대한 비판론을 일축하고 비대위 중심의 인적 쇄신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상돈 비대위원은 "박 위원장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에서 세대교체의 바람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를 보면 유권자의 65%가 현역 의원을 뽑지 않겠다고 한다"면서 "박 위원장의 지역에서 이런 여망을 수용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대구·경북의 친박계 다선 의원을 물갈이 대상으로 겨냥한 것입니다.
또 자신이 제기한 정권 실세 퇴진론에 대해서도 "쇄신을 하려면 문제를 야기한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면서 "과거 집권 여당을 이끈 사람들이 새 국면에서도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하면 유권자가 납득 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한 당내 반발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친이계 장제원 의원은 MBN 뉴스광장에 출연해 "시스템에 따른 것이 아니라 특정인을 지목해 찍어내는 식이라면 누가 승복할 수 있겠느냐"며 "그런 식의 인적 쇄신은 박근혜 위원장의 쇄신에 걸림돌만 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김종인 위원의 비리 전력과 이상돈 위원의 정체성을 거론하면서 "두 사람이 사퇴해야만 갈등을 봉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질문 2】
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가 대대적인 현역 의원 물갈이를 염두에 둔 공천 기준을 마련했다고요?
【 기자 】
네, 한나라당 씽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소가 공천 개혁과 관련해 준비한 문건이 공개됐는데요.
기본적으로 현역 의원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염두에 두고 사전 검증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공천심사위원 전원을 외부 인사로 구성해 완전한 독립성을 부여하고, 경선이 이뤄질 때는 현역과 신인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 현역 프리미엄을 없애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특히 경쟁력 있는 외부 인사가 희망하는 지역구는 현역 의원을 공천하지 않는 원칙도 문건에 담겼습니다.
이와 함께 이미 알려진 대로 지지도가 당 지지도를 밑도는 현역 의원들은 공천에서 일괄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습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 같은 기준에 따를 경우 영남 지역은 90% 이상이 물갈이될 것"이라면서 "다만 정치 개혁을 담당하고 있는 비대위 1분과에서도 여러 방안을 놓고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영남 중진들의 발발도 점차 커지고 있어, 공천 개혁을 둘러싸고 당이 심각한 내홍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 mini4173@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