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가끔 오두리의 말투와 행동이 튀어나와요.”
귀여운 외모에 특유의 매력적인 보조개 미소가 아름다운 배우 심은경. 풋풋한 비주얼을 가진 것과 달리 인터뷰 내내 성숙한 말투로 차분하게 대화를 이어간다. 영화 ‘수상한 그녀’ 속 오두리 캐릭터의 모습도 살짝 보이는 것이 갓 20살이 된 숙녀가 맞나 싶었다.
개봉 18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영화 ‘수상한 그녀’는 스무살 꽃처녀(심은경 분)의 몸으로 돌아간 욕쟁이 칠순 할매(나문희 분)가 난생 처음 누리게 된 빛나는 전성기를 그린 휴먼 코미디다. 극 중 심은경은 팔자걸음으로 이곳저곳을 누비며 당찬 매력을 발산하는가 하면 찰진 욕으로 재미까지 더해준다.
“시나리오를 보고선 너무 좋았는데 할머니 연기를 해야 된다는 점이 부담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이 연기가 가능할까’ 등의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스스로를 못 믿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출연을 고사할까했는데 섣불리 판단하기엔 이른 것 같아서 한 번 더 시나리오를 읽었다. 두 번째 읽으니 눈물이 너무 많이 나더라. 특히 마지막 성동일 선배님하고 병원에서 대화하는 장면이 그랬다. 내가 영화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 싶었다.”
↑ 사진=천정환 기자 |
“고향은 강릉이다. 전라도는 연고지가 없다. 사투리는 오로지 연습한 것 밖에 없었다. 할머니스러운 말투를 생각하면서 사투리를 구사하도록 했다.(웃음)”
심은경은 영화에 대한 여운이 아직 남아보였다. 그녀의 대화에서 오두리의 말투가 살짝살짝 보이는 가하면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촬영한 ‘수상한 그녀’에 애착도 뭍어 났기 때문이다.
“‘수상한 그녀’ 촬영이 아직도 안 끝난 느낌이다. 촬영을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수상한 그녀’ 촬영이 끝나고 나선 너무 어색했다. 스태프들과 정말 놀면서 촬영한 영화다. 여운이 많이 남는다. 오두리의 습관도 많이 남아있는 듯하다. 오두리에서 빠져나왔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말투, 행동이 나올 때가 있다.”
오두리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나문희와 함께 이야기하며 연구한 심은경은 ‘익살스럽고 자신감 있고 말광량이처럼 그렸으면 좋겠다’는 나문희의 말을 참고해 어느 캐릭터보다 더욱 개성 넘치는 오두리를 탄생시켰다. 또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B1A4 진영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네 남자와 호흡을 맞추며 극에서 다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런 심은경은 네 남자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인환은 촬영 내내 배려심이 가득하고 인자한 매력이 가득했다. 성동일은 매사에 너무 재밌었고, 말만하면 매력이 터지는 분 같다. 이진욱은 로맨틱하고 젠틀한 매력이 넘친다. 진영은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가득했다.”
첫 원톱 주연으로 스크린을 장악하는 놀라운 연기력을 과시한 심은경은 이번 영화를 통해 노래 실력도 뽐냈다. 추억의 노래를 깊은 감성을 담아 부르는 심은경의 모습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고, ‘수상한 그녀’ 중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런 최고의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 그녀는 한 달 넘게 보컬트레이닝을 받으며 완벽하게 그려내려고 노력했고, 결국 이는 관객들에게 통했다.
↑ 사진=수상한그녀 스틸 |
2014년 올해로 20살이 된 심은경은 벌써 10년 차 배우다. 때문에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과 포부가 그 어느 때보다 남달랐을 것 같았다. 이에 대해 물으니 그녀는 머릿속 계획을 차근차근 풀어냈다.
“‘수상한 그녀’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성인 연기 발판을 마련했다. 몇몇 분들은 ‘써니’ 때부터 코믹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예상을 뒤덮을 수 있는 연기를 앞으로 보여줄 생각이 있다. 이제는 성인배우로서의 마음가짐으로 어렸을 때보다 더 열심히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모든 장르의 다 도전해보고 싶다는 심은경은 “배우라면 모든 장르를 다 소화하고 그 사람 같이 보여야 한다. 이제는 나의 20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트렌디한 모습이나 진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 사진=천정환 기자 |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