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28일 강지환, 최다니엘, 이다희, 정소민이 출연하는 KBS2 새 월화드라마 ‘빅맨’이 첫 선을 보인다.
‘빅맨’은 KBS 입장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 작품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방송됐던 ‘굿닥터’ 이후로 KBS 월화극은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굿닥터’의 후속작 ‘미래의 선택’은 9.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으로 시작했지만 4.1%로 쓸쓸하게 종영했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얻으며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에서도 밀렸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소녀시대 윤아와 이범수가 의기투합한 ‘총리와 나’가 출격했었다. SM이 아닌 자회사 SM C&C가 첫 제작에 나선 작품이었고 겨울에 어울릴만한 유일한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었다. 하지만 ‘총리와 나’는 최고 시청률 8.9%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찍지 못하고 내려왔다. 유치한 설정과 남녀 주인공의 부조화가 문제였다. 결국 ‘총리와 나’는 SM 드라마 잔혹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후엔 윤계상, 한지혜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가 나섰다. 유치했던 ‘총리와 나’와는 전혀 상반된 복수극과 진한 멜로를 그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태양은 가득히’는 가장 큰 수모를 겪었다. 첫 방송부터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중계에 밀려서 1, 2회 연속 방송을 하면서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이후 시청률 반등에 나섰지만 치밀하지 못한 복수극과 시대에 맞지 않는 대사들의 향연이 계속되면서 시청률은 오히려 더 떨어졌다. ‘태양은 가득히’는 2.2%라는 시청률로 올해 방송된 작품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시청률 조사가 시작된 이래 작품 중 뒤에서 3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가장 최하위를 찍은 ‘태양은 가득히’ 후속이기 때문에 ‘빅맨’의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를 배우들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강지환은 첫 방송 당일 진행된 식사자리에서 “시청률 부담, 완전 심하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연기적인 부분에서 신뢰를 잃지 않는 것 뿐이다.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나 함께하는 배우들, 스토리면에선 자신 있다. 시청률도 뒷받침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전작보단 잘 나오겠다. 그건 믿어 의심치 않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해룡 CP도 “이제 드라마들이 전작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본다. 자체 경쟁력으로 승부할 때다. 물론 시청자들이 ‘기황후’의 영향을 받아서 채널을 돌릴 수 있다곤 생각하지만 저희 드라마가 볼 게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현장에서 열정을 다하고 에너지를 쏟으면 작품 자체의 퀄리티가 생긴다. 그건 조작할 수 없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다행스러운 것은 장기간 월화극을 평정했던 MBC ‘기황후’가 물러난다는 점이다. ‘빅맨’의 첫 방송 되는 주에 ‘기황후’가 종영한다. SBS ‘닥터 이방인’도 경쟁작이다. 새로운 경쟁자가 생겼기 때문에 맞서 볼 기회가 생긴 셈이다. MBC ‘트라이앵글’과 ‘닥터이방인’ 보다 한 주 먼저 시작하는 ‘빅맨’이 시청자들을 선점한다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복수극이라는 설정 때문에 진부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까지 KBS가 선보여왔던 복수극과는 다른 색을 띄는 것도 강점이다. ‘적도의 남자’ ‘비밀’ 등 성공을 거둔 복수극들이 진지한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최근 선보였던 무거운 복수극 ‘태양은 가득히’ ‘골든크로스’은 영 기세를 못 펼치고 있다.
‘빅맨’은 밑바닥 인생을 산 김지혁(강지환 분)이 교통사고 이후 재벌 2세가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심장’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맞대결이 신선
첫 방송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이미 6회까지 촬영을 마쳤고 대본도 이미 넉넉히 나온 상태다. 생방송 촬영으로 인해 드라마 퀄리티가 좌지우지되는 작품이 많은 가운데 이 정도면 준비도 잘 된 상태다. 월화극에 발목 잡혀있는 KBS가 ‘빅맨’을 통해서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