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전개는 엉성해도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을 이끈 이동욱과 이다해의 조합은 ‘마이걸’에 출연했던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빛났다.
어머니와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한을 품은 차재완(이동욱 분)이라는 남자가 냉철하고 빈틈없는 호텔리어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호텔킹’이 27일 막을 내렸다. ‘악의 축’ 이중구(이덕화 분)는 모두의 외면 속 죽음을 맞이하며 ‘권선징악’을 보여주었고, 그의 죽움으로써 차재완과 아모네(이다해 분)는 호텔 씨엘을 살릴 뿐 아니라 사랑의 결실을 이루며 해피엔딩을 알렸다.
32부작인 ‘호텔킹’에서 31부 동안 온갖 악행을 자행하던 이중구의 종말은 허무했다. 마지막까지 차재완을 쥐락펴락하며 기세등등했던 이중구는 금고에 꽁꽁 숨겨두었던 금괴를 비서가 모두 훔쳐가면서 빈털터리가 될 뿐 아니라, 아내에게 이혼을 당하며 혼자된 것이다. 게다가 갑자기 모든 비리가 들통 나면서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고, 급기야는 백미녀(김해숙 분)을 납치해 협박하기까지 했다. 호텔 옥상위에서 차재완과 대치상황을 벌이던 이중구는 투신자살을 시도했고, 이에 놀라 저지하는 차재완에 “고맙다”라는 말을 남긴 채 모두 다 이루었다는 듯 떨어지며 죽음을 선택했다.
↑ 사진=호텔킹 캡쳐 |
결말은 모두 웃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머릿속에는 의아함이 가득했다. 이중구가 죽음으로써 모든 것이 해결된 듯 술술 풀리는 전개를 비롯해 누가 보더라도 마무리 짓기 위해 어설펐다. 무엇보다 그동안 정신에 이상을 보였던 백미녀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예전으로 돌아와 호텔 직원들을 가르치는 모습은, 너무나도 불친절했고 뜬금없었다.
초반 ‘호텔킹’은 흥미로웠다. ‘아성원 회장의 의문의 자살’로 충격적인 서막을 열며 추리와 스릴러, 여기에 차재완과 아모네의 달콤한 멜로가 어우러지면서 성공적인 복합장르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했던 것이다.
하지만 거대했던 기획과는 달리 이를 끌고 가는 힘이 부족해서였을까.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식상한 갈등구조에 진전 없는 답답한 전개는 안방극장의 아쉬움을 샀고, 이는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완벽한 호텔 총지배인으로 그려졌던 차재완은 이중구의 단순한 공격에서 쉽게 흔들렸으며, 도돌이표를 반복하는 복수극은 지겨왔다. 여기에 ‘호텔킹’은 작가의 요구로 PD가 교체되는 유례없는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오르기까지 했다.
↑ 사진=호텔킹 캡쳐 |
처음 파티에 환장한 진상 상속녀 아모네를 맡은 이다해는 역할에 비해 지나치게 성숙해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기는 했지만, 이내 자신만의 아모네를 만들어 나가며 극을 이끌어 나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호텔킹’에 적응해 나간 이다해는 이동욱과 함게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분노에 사로잡힌 냉혈한에서 점차 따뜻하고 정 많은 본심을 찾아 나가는 차재완으로 분한 이동욱의 연기는 일품이었다. ‘호텔킹’이 아닌 ‘차재완 수난기’로 불릴 정도로 어려움이 많은 인물을 연기한 이동욱이었지만, 생방송처럼 쉴 틈 없이 진행된 촬영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 나갔다. 모든 일들을 카리스마 있게 수행해 나가는 냉정한 호텔리어에서,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행복해 하는 남자의 모습, 친부모와 대립해야 하는 슬픈 운명 앞에 흔들리는 나약함 등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한편 ‘호텔킹’ 후속으로 송윤아, 홍종현, 정준호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