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프란시스코) 김재호 특파원] 류현진의 시즌 20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은 류현진의 주 무기가 변했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자리였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6이닝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103개, 평균자책점은 3.44가 됐다.
이날 류현진은 103개의 투구 중에 30개의 슬라이더를 던졌다. 변화구 중에는 제일 많았다. 체인지업(11개)의 거의 3배, 커브(15개)의 2배였다. 세 구종의 비율이 비슷했던 지난 피츠버그전과는 달랐다. 슬라이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슬라이더에 많은 부분을 의존했다. 사진(美 샌프란시스코)= 조미예 특파원 |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강팀이었다. 4회 허점을 노렸고, 공략에 성공했다. 2사 1, 2루에서 브랜든 크로포드가 3-2 풀카운트에서 88마일 슬라이더를 밀어 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고, 이는 류현진의 두 번째 실점이 됐다.
체인지업은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 1회에는 한 개도 던지지 않았고, 2회 1개, 3회 3개를 던졌다. 결과도 나빴다. 체인지업으로 승부를 건 타석에서 안타와 실점이 나왔다. 4회 아담 듀발을 상대로 던졌지만, 중전 안타를 내줬다. 5회에는 버스터 포지를 맞아 던진 체인지업 3개가 모두 볼로 빗나갔고, 불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패스트볼이 몰리면서 솔로 홈런으로 이어졌다.
구종간 구위의 차이가 났다는 것은 긍정적인 결과는 아니다. 그럼에도 퀄리티스타트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가장 기본인 패스트볼의 구위가 좋았기 때문이다. 1회부터 93~94마일이 나오며 위력을 발휘했다. 3회에는 2사 1, 2루 버스터 포지와의 승부에서 93마일 꽉찬 패스트볼로 이날 경기 첫 루킹삼진을 뺏었다.
위기도 있었다. 4회까지 70개의 공을 던진 그는 5회 들어 힘이 떨어진 듯, 패스트볼 구속이 91~92마일로 떨어졌다. 그러나 제구력으로 버텼다. 땅볼 3개로 아웃을 잡았는데 패스트볼 2개, 슬라이더 1개가 사용됐다.
6회 92~93마일 수준의 패스트볼 구속을 회복한 류현진은 상대 타자들이 끈질기게 공을 커트하는 가운데서도 삼진 2개를 뽑아냈다. 댄 어글라를 상대로는 슬라이더로 이날 경기 두 번재 루킹 삼진을 잡았다. 풀카운트에서 1루로 걸어 나가려던 어글라는 구심의 스트라이크 콜에 힘없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체인지업에서 슬라이더로 주 무기가 바뀌었음을 확실하게 알렸다. 시즌 도중 구종에 대한 배합이 바뀌었다는 것은 좋은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결
클레이튼 커쇼는 ‘ESPN’의 버스터 올니와 가진 인터뷰에서 “류현진에게 슬라이더 그립을 확실하게 가르쳐준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의 것이 되어 있었다”며 이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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