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인턴기자] 밴헤켄(35·넥센 히어로즈)이 방송 인터뷰를 마칠 때까지 잠실구장을 찾았던 많은 넥센 팬들은 관중석을 떠날 줄 몰랐다. 그가 인터뷰를 마치자 약속이라도 한 듯 다 같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그리고 에이스는 이에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넥센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 등판, 8이닝 무실점하며 시즌 15승(4패)을 달성했다. 지난 2007년 리오스(前두산)가 마지막으로 기록한 이후 6시즌 동안 명맥이 끊겼던 시즌 20승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 넥센 에이스 밴헤켄이 2일 잠실 LG전에 등판, 8이닝 무실점 투구로 시즌 15승을 올렸다. 또 12경기 연속 승리라는 신기록도 달성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이렇게 각종 수치들로 밴헤켄의 올 시즌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데, 밴헤켄의 존재 가치는 이러한 수치들을 넘어선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팀 투수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밴헤켄 하나로 온 것”이라는 말을 버릇처럼 꺼내곤 한다. 리그 최고의 타자 강정호·박병호를 포함한 강타선을 보유한 넥센의 약점은 상대적으로 약한 투수력. 그러나 밴헤켄은 선발진이 붕괴돼 있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1선발로서 팀의 중심축이 됐다.
염 감독은 “시즌 전 밴헤켄의 성적을 15승 9패 정도로 생각했다. 2년 경험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고, 팀의 수비와 방망이를 고려해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밴헤켄이 지금처럼 14~15승을 하면 원래 8~9패 정도는 하고 있었을 텐데, 4패밖에 하지 않았다. 밴헤켄이 막아준 4패가 결국에는 플러스 요소가 됐으니 8경기를 먹어준 효과가 아니겠는가”라며 ‘밴헤켄 효과’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 밴헤켄이 12연승이라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밴헤켄은 12경기 연속 승리 신기록에 대해서는 “참 좋은 기록이다. 12경기 연승을 기록한 것이 처음이라니 기분이 좋다”며 “이 기록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매 경기 스스로 카운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항상 얘기해줘서 인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대기록이 신경 쓰일 법도 했지만 여느 때와 다름없이 침착하게 투구를 이어간 밴헤켄의 집중력이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밴헤켄은 이어 “오늘은 땅볼 유도를 많이 해 아웃카운트를 빨리 잡아낸 부분이 만족스럽다. 다만 8회에 내준 볼넷은 매우 분했다. 매 경기마다 사사구를 내주지 않는 것이 하나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단한 투구 후에도 볼넷에 대해서는 ‘very angry about that’이라는 표현을 했다. 단 하나의 아쉬웠던 점도 놓치지 않는 모습. 또 “완봉을 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동안 이미 많은
밴헤켄은 마지막으로 “개인 성적에는 목표가 없다. 팀이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마지막까지 팀을 위해 열심히 던지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에이스가 가고 있는 길, 개인 성적의 지표인 수치로만으로는 밴헤켄의 진정한 존재 가치를 모두 다 헤아릴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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