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동안 액티브 펀드가 수수료는 더 비싼데도 수익률은 인덱스 펀드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조했던 점을 돌이켜보면 아모레 덕분에 펀드매니저들이 체면을 살리게 된 셈이다. 중국 소비·헬스케어·모바일 등 신성장 산업과 연관된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된 장세가 펼쳐지면서 액티브 펀드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액티브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2.5%로 7.2%에 그친 인덱스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보다 5.3%포인트 앞섰다. 지난해 말 기준 과거 5년 누적 수익률이 액티브 주식형 펀드 9.5%, 인덱스 펀드 16.0%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액티브 펀드 강세는 눈여겨볼 만하다.
앞서 2010년과 2012년에는 액티브 펀드가 인덱스 펀드보다 4~5%포인트가량 수익률이 뒤처지면서 펀드매니저가 시장만도 못하다는 비판이 컸다.
운용 순자산이 2000억원 이상인 액티브 주식형 펀드 20개를 대상으로 2월 말 기준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를 합해 평균 5.9%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점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내 아모레퍼시픽 시가총액 비중은 1.35%, 아모레G는 0.86%로 합계 2.21%였다.
액티브 펀드 중에서도 올해 수익률이 높은 펀드일수록 대체로 아모레 주식을 많이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높은 액티브 펀드 상위 10개 가운데 7개 펀드가 아모레퍼시픽 또는 아모레G를 보유 중이다. 반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하위 10개 펀드 중에서는 5개 펀드만 아모레 주식을 갖고 있었다. 평균 아모레 지분율도 상위 10개 펀드가 6.4%, 하위 10개 펀드는 5.2%로 차이가 있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20%에 육박하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는 2월 말 기준 아모레퍼시픽을 13.3%, 아모레G를 4.4% 담고 있다. 반면 올해 수익률이 6.6%로 시장보다 저조한 '삼성코리아대표' 펀드는 아모레퍼시픽 보유 비중이 3.8%에 불과했고, '한국투자한국의힘' 펀드는 포트폴리오 구성 상위 10개 종목 안에 아모레 주식이 없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펀드담당 연구원은 "보통 시장이 좋을 때는 주도주를 중심으로 액티브 펀드가 비중을 더 많이 담아 성과를 잘 내는 편"이라면서 "앞으로도 주가 상승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는 인덱스보다
한편 액티브 펀드 강세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 눈길을 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연초 이후 4월 말까지 미국 액티브 펀드 평균 수익률이 2.25%로 같은 기간 인덱스 펀드 평균 수익률 2.2%를 앞섰다고 보도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