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이 단순히 갖고 노는 수단을 넘어 게임과 뮤지컬, 동영상 분야로 확대되며 완구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완구를 매개로 각종 대회가 열리고 대형 모형물을 설치하는가 하면 아예 완구 체험전시관을 조성하기도 한다. 완구 캐릭터에 대한 호감을 쌓아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크로스 미디어’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완구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구시장 규모는 1조~1조2000억원에 이른다. 매년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그 덕에 아이들과 부모들의 눈높이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장난감을 잘 만들었다는 것으로 만족하는 게 아니라 멋진 캐릭터를 만들고 그럴싸한 스토리를 입혀야 팔리는 시대가 됐다.
기존의 장난감을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매체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장난감 출시에 맞춰 완구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방영해 인지도를 끌어 올리는 전략이다. 손오공은 지난해 12월 8종의 터닝메카드를 최초로 시중에 선보인 직후 올 2월부터 52부작 애니메이션을 방영했다.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곧 이어 8종의 터닝메카드 제품을 추가로 선보였다. 현재도 터닝메카드를 비롯한 또봇·바이클론즈·헬로카봇·트레인포스 같은 장난감 캐릭터가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크로스 미디어를 활용하는 현상도 눈길을 끈다. 애니메이션 만화책 영화 피규어 같은 기존에 활용하던 매체에서 한발 나아가 유튜브 영상 UCC콘테스트, 뮤지컬, 놀이기구 체험관 등 다양한 채널로 확산되는 추세다. 영실업은 유튜브에 ‘두근두근장난감’이라는 공식 페이지를 개설하고 호스트가 직접 출연해 장난감 박스를 열고 사용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언박싱&플레잉’ 영상을 제공한다. 8개월 동안 재생수가 670만회를 넘어설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시크릿주주라는 여아 인형의 뮤직비디오 안무를 오디션 형식으로 따라서 추고 UCC로 응모하는 ‘댄스투게더’ 를 진행해 입상자와 그의 가족을 게스트로 초대해 파티까지 열어 준다. 영실업 관계자는 “지난해 에버랜드 내 캐릭토리움에 또봇 체험관을 열어 향후 3년간 운영할 예정이며 서울랜드에는 또봇을 주인공으로 한 놀이기구(또봇 트레인)를 설치해 어린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구업체들은 또 뮤지컬 등 문화 콘텐츠로 확대해 부모들과 함께 즐길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손오공의 ‘헬로카봇 뮤지컬’은 애니메이션 카봇에 등장하는 에이스, 호크, 프론 캐릭터를 실감나게 연출해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올해 1월부터 서울을 비롯해 광주, 부산, 제주 등 11개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투어에 돌입했고 현재도 공연을 하고 있다. 뮤지컬이 열린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는 4m 크기의 대형 카봇 펜타스톰 대형 로봇을 전시해 아이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영실업 역시 태권K와 시간탐험대 또봇 뮤지컬을 통해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뮤지컬로 또봇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데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외국 장난감 회사도 이런 움직임에 가세하고 있다. 덴마크의 레고사는 지난달 용산 전자랜드에 국내 최초로 레고 교육체험관인 ‘핸즈온 캠퍼스’을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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