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두증 확산 우려되는 카니발, 환자 "진흙의 바다에 잠기는 느낌이었다"
↑ 소두증/AP=연합뉴스 |
"길거리의 수백만 인파와 지카 바이러스의 결합은 질병을 전국으로 퍼뜨리는 '폭발적인 칵테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전염병학회의 낸시 벨리이는 21일(현지시간) BBC 브라질과 한 인터뷰에서 내달 초 시작하는 카니발 시즌에 지카 바이러스와 이에 따른 신생아 소두증이 급속히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월은 남반구의 한여름으로, 지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모기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보호 의류를 입고 카니발을 보러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므로 모기에 더욱 취약해집니다.
상파울루대학의 우리쿠 아후다 바이러스학 교수는 "카니발 관람객들은 노출될 것이고 지카 바이러스 감염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매년 관광객 100만 명 이상이 몰려 브라질 카니발의 정점에 선 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소두증 환자가 지난주에 19.4% 증가하는 등 위기입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래 브라질의 소두증 신생아는 4천 명에 달합니다. 2014년에는 150명에 불과했습니다.
헬스데이 뉴스는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이 남미에서 미국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멕시코만과 접한 텍사스 주 휴스턴의 한 보건 관계자는 "가능성은 문제가 아니다. 시기가 관건"이라며 미국 확산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남미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미국 내 지카 바이러스의 지역적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 외에 '길랭-바레 증후군'과도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신체 내에서 면역체계가 신경계를 공격하는 길랭-바레 증후군은 거의 전신이 마비돼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질환입니다.
브라질에서 이 병은 매우 드물게 발생해 보건 당국의 관심 밖에 있었으나 지카 바이러스의 영향을 크게 받은 북동부 지역에선 지난해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가 55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브라질 외에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중남미 국가인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에서도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 증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엘살바도르에선 이 질환 환자가 월평균 14명이었으나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6일 사이엔 46명이 발생했습니다.
NYT가 정보를 입수한 22명의 환자 중 절반가량은 신체 마비가 시작되기 1∼2주 전부터 지카 바이러스의 흔한 증세인 고열과 발진 등에 시달렸습니다.
브라질 북동부의 한 환자는 "진흙의 바다에 잠기는 느낌이었다"며 "움직일 수 없어졌고 나는 내가 죽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 모든 일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며칠 만에 일어났다"고 몸서리쳤습니다.
길랭-바레 증후군 치료는 환자 몸에서 빼낸 혈액에서 적혈구와 백혈구는 분리해 다시 주입하고 혈장은 버리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의학계는 이 방법으로 환자 몸에서 만들어져 환자의 신경을 공격하는 항체를 제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와 길랭-바레 증후군의 연관성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CDC는
현재로서는 지카 바이러스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습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모기가 자랄 수 있는 고인 물을 치우고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확산 방지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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