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미친 존재감’ 정형돈이 MBC ‘무한도전’을 떠났다. 감히 그 빈자리를 채울 인물이 있을까 싶지만, ‘크로스’를 외친 양세형과 광희를 보니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느낌이 든다.
지난 달 29일 ‘무한도전’과 정형돈의 소속사는 일제히 “정형돈이 ‘무한도전’을 하차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6일에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정장을 차려입고 시청자들에 “정형돈이 건강 문제로 복귀가 어려울 것 같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다시 건강해져서 함께 웃으며 녹화할 그날을 기대해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 정형돈의 하차는 현실로 다가왔다. 그 빈자리를 누군가는 채워야 한다. 지금까지 11년간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던 정형돈의 빈자리이기에, 쉽게 채울 수 없다는 건 시청자들도, 제작진도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조금 다른 방향으로 채워보는 건 어떨까. 예를 들어, 양세형과 광희, ‘양세바리X황수바리’와 같은 시너지 조합으로 말이다.
이 가능성은 지난 6일 ‘두근두근 다방구’ 특집에서 엿볼 수 있었다. ‘두근두근 다방구’는 멤버들이 2인 1조로 조를 짜 술래잡기를 하는 형식이다. 양세형과 광희는 ‘양세바리’와 ‘황수바리’라는 이름으로 ‘크로스’를 외치며 추격전에 나섰다.
지난 ‘무도 공개수배’ 때 추격전에서 소질을 보였던 광희는 아직 멤버들의 특성이나 ‘무한도전’의 법칙을 잘 모르는 양세형에 노하우를 전수했다. 양세형은 그런 광희에 “나 에이스랑 함께 하고 있는 거냐”고 말하며 그를 따랐다. 이들은 1라운드에서 ‘올킬’하는가 하면, 2라운드에서도 끝까지 술래를 약 올리는 등 최고의 조합을 선보였다.
양세형은 ‘무한도전’의 새로운 멤버로 급부상 중인 인물이다. 그는 오랜 세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쌓은 연륜을 ‘무한도전’에서 쏟아붓는 중. 정준하나 박명수가 갑자기 쏘아 던지는 ‘콩트’를 재치 있게 받아치는가 하면, ‘치고 빠지는’ 멘트에 특화돼 있다.
그런 양세형의 활약에 유재석은 지난 달 30일 방송에서 “유재석은 “양세형은 저희들에게 상당히 큰 도움을 주고 있는 분”이라며 “지금 우리가 정식 멤버로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양세형씨가) 숨통 틔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세형의 적응을 돕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광희다. 양세형은 한 방송에서 “‘무한도전’ 출연을 걱정했는데 광희가 굉장히 잘해줬다. 나보다 얇은 목소리로 ‘형 이리와서 앉아요’, ‘형 음식 시킬 거 있는데 뭐 시킬까요’, (날 챙겨주기 위해)‘명수 형 저기 좀 가봐요’라며 챙겨주더라.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며 광희에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사람은 확실히 ‘무한도전’ 내에서 톡톡한 케미를 선사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광희가 없었다면 양세형도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광희는 양세형과 함께 조금씩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이런 ‘막내라인’의 조합에 대해 형들은 지난 6일 방송에서 보여줬듯 감탄을 하기도, 흐뭇해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다. 양세형이 들어온 후 확실히 ‘무한도전’에 생기가 돌고 있다. 길이 ‘인턴’을 거쳐 최종 멤버가 된 것처럼 양세형에 ‘반고정 멤버’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시청자들이다. ‘무한도전’은
과연 양세형과 광희는 시너지를 내며 ‘무한도전’의 새로운 캐릭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미친 존재감’ 정형돈의 자리가 큰 만큼, 양세형과 광희의 조합에도 시청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함께 쏠리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