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교역하는 한국 기업이 오는 29일부터 유로화로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이란 간 유로화 대체결제 시스템이 29일부터 시행된다"며 "이란과의 교역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장애 요인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밝혔다. 주관은행으로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3곳이 선정됐다.
그동안 미국이 이란과의 달러화 결제를 불법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원화로 대금 결제를 해왔고, 이는 양국 교역 확대에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앞으로 유로화 결제를 할 수 있게 돼 우리 기업의 이란 진출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이란 기업과 거래하는 국내 기업이 송금할 때 '국내 은행(원화)→유럽 은행(유로화)→이란 은행(유로화)'을 거쳐 이란 기업으로 돈이 보내진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당시 이란과 456억달러(약 52조원) 규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KOTRA 관계자는 "조선, 건설,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 등 대규모 사업 외에도 이란 정부가 이란 기업과의 계약 이행, 이란 판매제품의 AS 및 기술이전 등을 위한 지사 설립을 적극 권유하고 있어 향후 한국 기업의 진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책 금융기관들도 적극 지원에 나선다. 무역보험공사는 당초 18억 유로로 계획했던 금융약정을 이란 측 요청에 따라 45억유로로 상향 조정했다. 수출입은행도 130억유로를 별도로 지원하는 등 금융지원 금액은 총 22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란 정부 요청에 따라 인프라와 플랜트 발주 물량의 90%가량은 한국 기업이 금융조달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한국 기업의 이란 진출에 차질이 없도록 파이낸싱을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가 이미 3조원대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등도 조 단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현대건설 등 국내 6개 건설사는 지난달 27일 총 2조3000억원 규모 병원 건설사업에서 우선협상자 지위를 획득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지난 6월 제이컵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이 방한했을
[조시영 기자 / 고재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