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 주권의 모습, 얼핏 야구 만화 속 주인공 같다. 시련을 스스로 극복해내며 한 단계씩 천천히 오르고 있다. 지금 푸른 그라운드 위에는 그보다 더 푸른 성장기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28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 주권은 5⅓이닝 4피안타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주권의 호투와 더불어 타선도 일찌감치 터져주면서 10번째 도전 만에 시즌 5번째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 동안 승리는 한 번도 없이 5패 평균자책점 7.88(37⅔이닝 33자책)을 기록하고 있었다. 괜찮게 던진 날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부진했다. 주권 스스로도 체력적인 부담과 이로 인한 구속 저하를 이유로 꼽았다.
↑ kt 위즈 주권은 단계 하나, 또 하나를 밟으며 커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다소 긴 정체, 그리고 스스로 이겨나가는 힘. 주권은 그런 힘을 만들어가며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 비슷한 경험이 시즌 초에도 있었다. 주권은 어렵게 잡은 선발 등판 기회를 잘 살려 시즌 전까지는 없었던 선발 한 자리를 스스로 꿰찼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그 다음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승리투수의 최소 이닝 요건인 5회마다 무너지며 ‘마의 5회’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5월 27일 수원 넥센전서 5이닝을 훌쩍 뛰어넘어 9이닝을 4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프로 첫 승을 완봉승으로 기록하면서 주권은 성장 동력을 얻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터닝 포인트가 앞으로 주권을 한 단계 성장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권은 기대에 부응했다. 이후 6월 23일까지 4경기서 3승을 더 추가하며 숨 가쁘게 달렸다.
4연승 행진이 멈춘 건 6월 29일 패전투수가 되면서다. 연승 행진이 끝난 뒤 5연패로 고전했다. 성장만화의 주인공이 계단 하나를 더 오를 때 겪는 성장통을 겪고 있었다.
주권은 10번의 도전 만에 소중한 1승을 더 따냈다. 5⅓이닝 동안 하나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평소보다 변화구를 더 많이 던지며 정교한 제구력으로 승부한 결과다. 효율적으로 투구하면서 투구수도 67개로 매우 적었다. 6회 타구에 맞으면서 빠르게 교체된 것 단 하나가 아쉬운 점일 정도로 최선의
주권은 천신만고 끝에 5승을 거둔 뒤 “정확히 두 달 하고 4일 만에 승리를 챙겼다. 그동안 많이 아쉬웠는데 승리해 기분이 좋다. 오늘 승리를 시작으로 연승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 단계를 더 올라선 주권의 이야기는 또 다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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