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다단계 사기 사건이라고 불리는 '조희팔 사건'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시민단체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금액을 찾아주겠다고 꼬드긴 건데, 안 그래도 고통받고 있을 피해자들을 두 번이나 울렸습니다.
홍주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단상에 오릅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지난 2015년)
- "여러분들 그 돈을 잃고 얼마나 많은 고통의 세월을 보냈습니까."
모 시민단체 대표인 김 모 씨가 지난 2008년 발생한 초대형 다단계 사기 사건인 일명 '조희팔 사건'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강연하는 모습입니다.
▶ 스탠딩 : 홍주환 / 기자
- "김 씨는 이곳에 시민단체 사무실을 차리고 "사기당한 돈을 찾아주겠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 "조희팔 은닉자금을 자기가 다 알고 있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그거 보고 가는 거죠."
이후 김 씨는 시민단체에 가입하고 기부금을 내야만 피해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 인터뷰 : 안동현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지능1계장
- "(조희팔에 대한) 민사소송 명단에 들어가려면 정회원 가·나·다 등급 중 높은 등급을 받아야 한다, 기부금 납부 실적도 중요하다고…."
이런 식으로 김 씨가 지난 10년 동안 피해자 5천여 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만 20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김 씨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 활동한 적도 없었고, 오히려 기부금을 개인적으로사용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김 씨에게 상습사기 혐의를 적용해 조만간 사건을 검찰로 넘길 방침입니다.
MBN뉴스 홍주환입니다. [thehong@mbn.co.kr]
영상취재 : 이우진·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