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브카시) 이상철 기자] 27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 한국-우즈베키스탄전 3-3의 연장 후반 13분, 페널티킥 성공 후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유니폼 상의를 벗은 뒤 왼 검지를 입술에 댔다.
그 한 골에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4-3으로 꺾고 아시안게임 준결승에 진출했다.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5회 연속 4강이다. 결승 득점을 올렸지만 황희찬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황희찬은 후반 0분 나상호(광주 FC)를 대신해 투입됐다. 2-1 리드 상황에서 공격력을 강화했다 더 많은 골을 넣어 승기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그렇지만 황희찬은 공격에 크게 이바지하지 못했다. 패스는 자주 끊겼으며 돌파는 막히기 일쑤였다. 그 사이 한국은 수비에 허점을 드러내며 2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김학범 감독의 의도와 다르게 꼬였다.
↑ 황희찬이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서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인도네시아 브카시)=천정환 기자 |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는 게 동료들의 생각이다. 황희찬은 페널티킥 키커를 자원했다. 실축 시 후폭풍이 컸을 텐데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졌다는 반응이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사실 내가 페널티킥을 차려고 갔다. 그런데 (황)희찬이가 나에게 표정부터 자신감을 보여줬다. 난 희찬이를 좋아한다. 매번 경기를 하면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 상황이 생각나서 페널티킥을 맡겼다”라고 말했다.
황희찬이 페널티킥을 넣는 걸 손흥민은 보지 않았다. 등을 돌려 고개를 숙인 채 손으로 눈을 가렸다. 황희찬의 득점 후 그 역시 후배들과 마찬가지로 뛸 듯이 기뻐했다.
손흥민은 “어떻게 찼는지 못 봤다. 그래도 희찬이가 (그 힘겨운 상황에서)골을 넣어 정말 자랑스럽다. 희찬이가 교체 투입 후 우즈베키스탄 수비를 많이 흔들어줬다.
황의조(감바 오사카)도 “페널티킥을 내가 얻어 정말 좋았다. 누가 됐든지 꼭 성공시켜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희찬이가 해줬다. 이 골로 자신감을 더 갖게 돼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더 많은 골을 넣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