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모바일 앱 개발회사 '펀웨어'(Phunware)는 6거래일 동안 주가가 무려 3750% 폭등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펀웨어'의 주식은 지난달 10일 장중 최고가 550달러를 기록해 지난 3일에 비해 3750% 상승률을 기록했다. 펀웨어가 자체 가상화폐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호재도 있었지만 더 직접적인 원인은 투자자들이 실제 거래할 수 있는 주식수가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벌어진 기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나스닥의 경우 100만주 이상 주식을 공개하는 것을 상장 요건으로 한다. 그러나 100만주에는 직원 보유 주식이나 의무보유 확약 기간이 있는 공모주처럼 거래가 제한되는 주식도 포함한다. 펀웨어 역시 직원 보유 주식이나 공모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실제 유통된 주식은 14만 4000주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펀웨이는 비정상적인 등락을 반복했다. 지난달 31일 320달러(종가기준)를 기록한 뒤 지난 13일에는 95달러로 9거래일만에 주식이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유통주식이 부족했던 다른 나스닥 상장 기업들 역시 불안정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팩트셋에 따르면 재활 관련 제품 개발 기업인 오르가노제네시스는 지난해 SPAC과 합병 이후 지난달 8일 주식 거래를 재개한 뒤 다음날 15.6달러로 시작한 주가가 장중 310.9달러까지 치솟았고 82.35달러로 마무리했다. 하루 만에 1887% 가량 치솟았던 주가가 다시 73.5% 떨어지며 요동친 것이다. 당시 오르가노제네시스 역시 주식 1500만주 가량이 거래가 제한된 상태였으며 단 400만주만이 거래되고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이 같은 극단적인 주가 등락이 이어지자 빠르면 이번 주 나스닥이 제도 허점 보완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조 크리스티나 나스닥 대변인은 "100만주 공개 주식 요건에 실제 유통 가능한 주식 수라는 조건을 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제도 보완을 위해 나스닥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아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제임스 엥걸 교수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주식이 충분해야만 이번 펀웨이 사태와 같은 혼란을 막을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펀웨어도 자체적으로 주식 유동성 확대를 위해 2100만주를 실제 거래 가능한 주식으로 유통하는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가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