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어나더 컨트리'가 한국 초연 무대로 관객들을 찾는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연극 '어나더 컨트리' 프레스콜이 열렸다. 간담회에는 김태한 연출, 배우 이동하, 박은석, 연준석, 이충주, 문유강이 참석했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는 줄리안 미첼의 원작으로 1982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연극으로 초연돼 같은 해 '올리비에 어워드 올해의 연극상'과 '올리비에 어워드 연극 부분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1930년대 영국의 명문 공립학교를 배경으로 자유로운 영혼의 가이 베넷과 마르크스를 신봉하는 이단아 토미 저드, 이 두 청년의 이상과 꿈, 좌절을 그린 이야기다. 작품은 씁쓸하면서도 아름다웠던 젊은 날을 그리는 동시에 '권위주의 사회 속 학생들의 암투', '국가와 개인적인 이념 사이의 정체성' 그리고 이를 고민하고 방황하는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토대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메시지를 전달한다.
학교 체제에 적응 못하는 아웃사이더이자,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자유분방한 청년 가이 베넷 역에는 이동하, 박은석, 연준석이 출연한다.
이 작품으로 첫 연극 데뷔를 하는 연준석은 공개 오디션을 통해 데뷔작부터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연준석은 "연극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됐다. 제작 환경부터가 다르더라. 영화와 드라마도 차이가 있지만 연극은 많이 만나 대화를 나누다보니 친밀감이 다른 것 같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은석은 "항상 인물을 연기하면서 힘든 지점은 그 인물의 고뇌에 가까워지는거다. 매회 거듭될수록 인물에게 다가가고 싶은데, 단순히 연습시간이 길다고 이뤄지는 건 아니다. 생각하다보면 잠이 안올 때도 있다"고 연기에 임하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동하는 "제안을 받고 대본을 읽어보니 흥미롭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겠다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뮤지컬 무대에서 연극 무대로 자리를 옮긴 이충주는 "뮤지컬이든 연극이든 대극장이든 소극장이든 가리지 않고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좋은 작품에 함께하게 돼 감사하다. 노래 없이 연기만으로 부딪혀야하는 이 무대에서 많은 걸 배우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유강은 공개 오디션에서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토미 저드 역에 낙점됐다. 이에 대해 "부담이 안됐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주어진 시간동안 더 많이 고민하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어나더 컨트리'는 1930년대 영국의 명문 공립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문화적 시대적 배경의 차이가 관객에게 어려움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각에 대해서 김태한 연출은 "관객들이 어떻게 바라보실지 고민이 많았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극이 담고 있는 내용은 어떤 개인의 사상과 가치관, 그리고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상들이 충돌했을 때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고민들이 담겨있다. 어느 국가와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사람들이 하고 있는 고민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어나더 컨트리'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신인 배우를 대거 기용했다. 기회이자 위험요소일 수 있다는 시선에 대해서는 "신인 배우들이 많아서 상당히 불안하고 긴장된다. 무대 경험 조차 없는 배우들도 있고, 신인이라고 무방할 정도로 경험이 적은 배우들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관객들이 보기에 익숙치 않은 낯설음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많이 부족할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도를 한 이유는, 낯설지만 또 다른 배우의 또 다른 연기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나름대로 재밌었고 보람있었고 가치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대성공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계속해서 나아질거라고 생각한다. 보시는 재미도 있을거라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가이 베넷 역에 이동하, 박은석, 연준석, 토미 저드 역에 이충주, 문유강, 바클레이 역에 이지현, 데비니
연극 '어나더 컨트리'는 오는 8월 1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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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