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최대 불교사원 터인 익산 미륵사지 출토 유물 2만3천여 점을 포함해 전북 서북부 문화재를 보관·전시할 국립익산박물관이 오늘(10일) 개관했습니다.
국립익산박물관은 전라북도가 세운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을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2015년 국립으로 전환하며 만들어졌습니다.
앞서 2009년 미륵사지 석탑에서 설화 '서동요' 주인공 선화공주가 아닌 사택적덕의 딸이 절을 창건했다는 사리봉영기와 화려한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 사리를 봉안하는 일체의 장치)가 나오면서 미륵사와 익산을 향한 관심이 커진 것도 국립익산박물관 설립 계기가 됐습니다.
익산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13번째 지방 박물관입니다. 백제 문화에 집중한 국립박물관은 국립공주박물관과 국립부여박물관을 포함해 3개로 늘었습니다.
사적 제150호 미륵사지 남서쪽에 있는 '유적 밀착형 박물관'으로,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땅을 파서 지하 2층·지상 1층으로 건립했습니다. 연면적 7천500㎡, 전시실 면적 2천100㎡입니다.
미륵사지뿐 아니라 익산 왕궁리 유적, 쌍릉 등지에서 나온 유물 약 3만 점을 소장하고, 상설전시실에서는 국보와 보물 3건 11점을 비롯해 3천여 점을 선보입니다.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구 공양품을 감싼 보자기로 판단되는 비단과 금실, 제석사지 목탑이나 금당 안에 안치됐을 것으로 짐작되는 승려상 머리, 석탑이 통일신라시대에도 보수됐음을 알려주는 '백사'(伯士)명 납석제 항아리는 처음 전시했습니다. 백사는 통일신라시대 금석문에 자주 등장하는 장인에 대한 호칭입니다.
아울러 1917년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가 쌍릉 대왕릉에서 발굴한 목관도 전시장에 나왔습니다. 이 목관은 한국전쟁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있다가 2014년 국립전주박물관으로 옮겨 보존처리를 했고, 그 결과가 이번에 공개됐습니다.
이 밖에도 국립전주박물관이 그동안 보관한 국보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와 익산 입점리 고분군 금동관모, 익산 원수리 출토 순금제 불상이 고향 익산으로 돌아와 관람객과 만났습니다.
상설전은 3개 공간으로 나뉩니다. 1실 주제는 익산 백제로, 백제 마지막 왕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는 왕궁리 유적과 제석사지, 무왕과 비 무덤으로 추정되는 쌍릉 출토 자료로 꾸몄습니다.
2실은 전시 핵심이라고 할 만한 미륵사지를 토목과 건축, 생산과 경제, 예불과 강경(講經)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했습니다. 두께가 종이만큼 얇은 유리제 사리병 일부는 최초로 전시에 나왔습니다.
3실은 익산문화권을 전반적으로 다뤘습니다. 토기, 도자기, 금동관, 금동신발, 청동기 등 다양한 유물을 통해 익산에 뿌리내린 고조선과 마한 세력을 소개했습니다.
익산박물관은 3월 29일까지 개관 기념 특별전 '사리장엄, 탑 속 또 하나의 세계'를 개최합니다. 국보로 지정된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 보물 제1925호 이성계 사리장엄구 일괄 등 사리장엄 15구 등을 전시했습니다.
익산박물관은 옛 전시관을 어린이박물관과 보존과학 시설로 바꿔 내년에 개관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미륵사지 발굴 40주년이다. 익산 백제 예술품의 장엄함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고, 관람객이 주변 유적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전시를 구성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