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시작된 테슬라 모멘텀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현대차의 '탈 내연기관' 선언 소식에 추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30일 오전 11시 24분 현재 LG화학은 전일 대비 1만1000원(3.28%) 오른 34만6000원에, 삼성SDI는 5000원(1.74%) 상승한 29만20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를 만드는 포스코케미칼(2.50%), 엘앤에프(4.76%), 에코프로비엠(2.00%), 천보(4.71%) 등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이차전지 관련주의 상승세는 현대차가 오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출시를 최소화하고 대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위주의 신차를 내놓겠다고 한 소식에 더해 테슬라의 실적 호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경영진은 최근 울산공장에서 노조원을 참석 대상으로 개최한 '2025 전략 설명회'에서 10년 뒤부터 내연기관 엔진을 장착한 신차를 거의 출시하지 않고 기존 차량의 연식 변경 모델만 내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에 앞서서도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역량 강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작년 CES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한 뒤 현재 울산 1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전기차 전용 라인으로 바꾸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또 E-GMP 기반의 전기차 50만대 가량에 탑재될 배터리를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작년 말 체결한 데 더해 최근에는 LG화학과 배터리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다만 배터리 합작사 설립과 관련해 현대차와 LG화학 모두 확정된 사항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간밤에 테슬라가 호실적을 발표한 점도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테슬라는 작년 4분기 수익(매출) 73억8000만달러, 주당순이익 2.14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장 예상치였던 매출 70억2000억달러, 주당순이익 1.72달러를 크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다.
어닝서프라이즈에 힘입어 테슬라의 주가는 간밤에 전일 대비 14.09달러(2.49%) 오른 580.99달러까지 올라 시가총액이 1179억달러로 늘었다. 이는 1·2위 자동차 회사인 GM과 포드의 시가총액을 더한 값보다 많다. 이에 테슬라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우리산업과 센트랄모텍도 이날 20% 내외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부터 테슬라 관련 소식은 이차전지 관련주 랠리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전까지 대규모 양산 능력에 대한 의심을 받아왔지만, 이달 7일
테슬라발 훈풍은 한국 이차전지 관련주들에까지 전해져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올해 들어 LG화학은 6.69%, 삼성SDI는 23.71%, 포스코케미칼은 21.38% 상승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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